LG 김민성이 '공동 1위 맞대결'에서 영웅이 됐다.
김민성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경기에 9번 2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서건창이 최근 2군으로 내려가면서 김민성이 주전 2루수가 됐다.
김민성은 3회 첫 타석에서 3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0-1로 뒤진 4회 LG는 2사 1루에서 문보경의 중전 안타, 박동원의 볼넷으로 만루를 만들었다. 이재원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1-1 동점을 만들었다.
김민성은 오원석과 두 번째 승부에서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체인지업(127km)이 한가운데로 낮게 들어오자 벼락같이 휘둘러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좌익수 에레디아가 펜스 앞에서 점프 캐치를 시도했으나, 타구는 담장을 넘어갔다.
5-1로 달아나는 그랜드 슬램. 시즌 2호 홈런이었다. 김민성은 지난해 9월 25일 인천 SSG전에서 연장 10회 2사 만루에서 김택형 상대로 만루 홈런을 친 적이 있다. 240일 만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팀을 상대로 또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개인 통산 5번째 만루 홈런.
경기 후 김민성은 “(상대 투수가) 잘 던졌는데 운이 좋아서 방망이에 맞아 넘어갔다”며 “치고 나서는 넘어갈 거라고 생각을 좀 했다. 좋은 코스에 좋은 공을 던졌는데 그래도 타이밍이나 방망이에 좀 나쁘지 않게 맞아서 갈 수도 있겠는데 생각했는데 다행히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2스트라이크에서 노림수가 통했다. 김민성은 “몸쪽으로 슬라이더를 빠르게 던질지, 아니면 체인지업으로 갈지 조금 고민을 했었는데, 몸쪽은 포기하고 바깥쪽 생각을 조금 하고 욕심없이 쳤던 게 좋은 결과로 나왔다.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주전으로 계속 출장하면서 타격에 여유도 생겼다. 김민성은 “아무래도 여유도 있고, 투수와 볼배합 싸움도 할 수 있고, 준비 과정에서 일단 여유가 있다 보니까 쫓기지 않고 타석에서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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