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롯데 자이언츠는 선수 영입 시장에서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여줬다. FA 시장에서 유강남 노진혁 한현희를 영입한 것은 물론 방출선수 시장에서도 김상수 신정락 윤명준 안권수 등을 데려오면서 선수층을 대폭 강화했다. 비시즌 선수단의 변동 폭이 가장 큰 팀이 롯데였다.
선수층을 확보하는 것은 전력 보강과 동의어였고 현재 상위권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데 당장의 현실에 롯데는 만족하지 않고 있다. 현재를 대비하는 것은 물론 가까운 미래도 대비하고 있다. 어쩌면 시즌 막판 순위 레이스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기도 착실하게 대비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19일 KT에서 좌완 심재민을 데려오면서 내야수 이호연을 내주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올해 심재민이 부침을 겪고 있고 동기부여도 확실하게 되어있지 않았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이라면 불펜에서 1인분의 몫은 해줄 수 있는 좌완 자원이었다. 트레이드 요청은 KT가 먼저였지만 롯데도 현재보다는 가까운 미래를 내다봤다.
당장 심재민이 1군에 등록되지는 않는다. 2군에서 공을 착실히 던졌고 선발 준비도 했던만큼 투구에는 문제가 없지만 체중 감량 등 밸런스 조정을 마치고 1군에 선을 보인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 22일 롯데는 퓨처스 FA를 신청했다가 미아가 됐고 유니폼을 벗게 됐던 외야수 국해성을 영입했다. 장타력을 갖췄고 간절한 투혼을 보여주기도 했던 국해성은 2021년 시즌이 끝나고 이제는 폐지 수순으로 접어든 퓨처스 FA를 신청했다. 그러나 소속팀을 찾지 못하면서 프로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독립리그 성남 맥파이스에서 활약을 하다가 테스트를 거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복귀하게 됐다.
당장 심재민과 국해성이 즉시전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필요한 영입이었다. 심재민은 어쨌든 리그에서 귀한 좌완 투수다. 롯데 기준으로 생각하면 좌완 불펜은 더욱 희귀한 존재였다. 김진욱이 일당백 역할을 하고 있는 좌완 불펜진이다. 신인 이태연이 있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고 1군에서 한계를 절감하고 있다.
올해 기량을 만개한 김진욱이 1군 핵심 불펜으로 자리 잡았고 대체하기 힘든 존재가 됐다. 하지만 김진욱이 없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현재 김진욱의 성적(19경기 2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04)이라면 오는 9월에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기에 충분한 성적이다. 김진욱이 없는 약 한 달여의 시간을 롯데 입장에서는 준비하지 않을 수 없고, 이 역할을 심재민에게 기대할 수 있다. 심재민도 필승조 경험을 갖춘 만큼 롯데는 컨디션을 정비하고 난 여름 이후, 그리고 아시안게임 차출 공백 시기를 준비하고 있다. 이인복, 차우찬 등 부상 선수들의 복귀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
국해성의 영입은 좀 더 현재에 가까울 수 있다. 당장 외야진에 부상자 공백이 적지 않다. 황성빈이 발목 인대 파열, 잭 렉스가 무릎 힘줄 미세 손상으로 이탈해 있다. 4월 내내 복덩이로 활약했던 안권수도 현재 우측 팔꿈치가 좋지 않다. 관리가 필요하다.
김민석과 윤동희, 신예들의 활약으로 공백을 채워주고는 있지만 당장 외야진 뎁스가 부족해졌다. 또한 김민석 윤동희 그리고 안권수까지도 아시안게임 대표팀 차출 가능성이 있다. 외야진 뎁스를 위해서는 국해성이라는 보험은 충분히 가치를 가질 수 있었다.
현장은 앞만 보고 성적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프런트는 미래에 선수단에 변수가 생길 상황을 대비해 현장을 지원하고 있다. 아시안게임이라는 변수도 미리 대비하는 롯데의 선택이 과연 빛을 발휘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