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급의 집중력과 벤치의 운영이 필요했던 상황. 하지만 벤치의 선택은 결과론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았다.
롯데는 2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3-6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로써 롯데는 위닝시리즈의 기세를 이어가다가 약 한달여 만에 루징시리즈와 마주했다.
롯데에는 힘겨운 시리즈였다. 19일 7-5로 승리했지만 20일 경기에서는 상대 선발 김광현의 6이닝 9탈삼진 무실점 역투에 틀어막히면서 0-5로 완패를 당했다. 21일 경기에서도 부진한 흐름은 이어졌다.
이날 역시도 SSG 선발 커크 맥카티의 투구에 틀러막혔고 5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다. 타선은 14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그리고 선발 찰리 반즈가 1회 1실점, 3회 3실점을 하는 등 5이닝 4실점을 기록하면서 주도권을 내줬다.
그러나 6회말, 김민석의 2루타를 시작으로 한동희의 적시 2루타, 윤동희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2-4로 추격했다. 추가득점에 실패했고 8회말 2사 1,2루 기회도 놓치면서 승기가 점점 기울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2점 차의 사정권이었다. 1이닝 밖에 남지 않았고 타선이 부진하다고 하더라도 한 번 물꼬를 트면 언제든지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그렇기에 9회초 실점 없이 틀어막는 게 중요했다.
그러나 롯데 벤치는 여기서 다소 의아한 선택을 했다. 김진욱, 김상수, 구승민의 필승조가 모두 투입됐고 다음날이 휴식일인 상황이었지만 9회에 마무리 김원중이 올라오지 않았다. 좌완 이태연이 올라왔다. 최지훈-박성한으로 이어지는 좌타라인 봉쇄가 주 목적인 듯 했다.
그러나 최지훈에게 볼넷을 내줬고 박성한을 1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제구도 되지 않았다. 최정에게도 결국 볼넷을 내주면서 1사 1,2루로 위기를 증폭시켰다.
롯데 벤치는 김원중 대신 신정락이 몸을 풀고 있었다. 김원중은 러닝만 한 뒤 앉았다. 이태연은 계속 마운드에 있었지만 타석의 에레디아를 극복하지 못했다. 에레디아에게 우중간 2타점 2루타를 얻어 맞았다. 2-4에서 2-6으로 격차가 벌어졌다. 사실상의 쐐기타였다.
이태연은 최주환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신정락에게 공을 넘겼다. 분위기가 이미 넘어간 뒤였고 관중석의 팬들도 조금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롯데는 조금 더 압박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더욱이 9회말, SSG 철벽 마무리 서진용을 상대로 볼넷 3개를 연달아 얻어내면서 무사 만루로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었기에 9회 실점은 더욱 뼈아팠다. 결국 롯데는 무사 만루 기회에서 김민석의 희생플라이로 1점 만 뽑아낸 채 더 이상 추격하지 못했다.
결과론이지만 롯데의 선택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만약 김원중이 2점 차를 틀어막고 9회말로 이어졌다면 결말은 다를 수 있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