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안일한 플레이로 야구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강백호(KT)가 실수를 시인하고 고개를 숙였다.
강백호는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6차전을 승리로 이끈 뒤 취재진과 만나 사흘 전 황당 본헤드플레이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LG의 시즌 5번째 맞대결. KT는 3-2로 근소하게 앞선 5회말 선발 고영표가 선두 박해민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뒤 후속 김현수를 만나 우전안타를 허용했다. 우익수 강백호가 김현수의 타구를 잡은 가운데 1루주자 박해민은 빠른 발을 앞세워 2루를 지나 3루에 도착했다.
무사 1, 3루 상황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박해민의 득점이었다. 박해민이 3루에서 멈출 것이라 예상했는지 강백호는 타구를 잡고 천천히 걸어 나오다가 2루수 장준원을 향해 높은 포물선을 그리는 무성의한 송구를 했다. 그 틈을 타 박해민이 홈을 밟았다. 뒤늦게 강백호의 아리랑 송구를 받은 장준원이 홈을 바라봤지만 이미 박해민이 득점한 뒤였다. 뼈아픈 3-3 동점이었다.
강백호는 “일단 죄송하다.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라고 말한 뒤 잠시 침묵했다. 이어 “분명히 방심한 건 절대 아니었다. 그러나 핑계는 없다. 내가 잘못한 것이다. 그냥 그 순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안일한 송구가 나왔다. 내가 잘못한 것 같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세리머니사에 이어 불과 2개월 만에 또 다시 기본을 망각한 플레이로 민폐를 끼쳤다. 강백호는 “내가 플레이한 건 내가 책임지는 게 맞다. 이렇다 저렇다 말해도 핑계밖에 안 된다. 내가 잘못한 거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다시 한 동안 침묵한 강백호는 “제가 지금 상태가 별로 안 좋아서 그런데 인터뷰 그만해도 될까요”라고 취재진에 양해를 구한 뒤 인터뷰장을 떠났다.
강백호는 사흘 전과 달리 이날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타점 맹타로 KT에 한 달 만에 위닝시리즈를 안겼다.
1회 첫 타석 유격수 뜬공으로 몸을 푼 강백호는 1-1로 맞선 3회 1사 후 두산 선발 최원준 상대 중전안타를 쳤다. 12일 수원 롯데전부터 19일 수원 두산전까지 7경기 연속 안타를 강백호는 전날 두산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를 만나 4타수 무안타로 주춤했지만 2경기 만에 다시 안타를 치며 금세 감각을 회복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
하이라이트는 세 번째 타석이었다. 3-3으로 맞선 5회 김상수의 2루타로 맞이한 무사 2루 찬스. 강백호는 1B-1S에서 최원준의 3구째 체인지업을 제대로 받아쳐 균형을 깨는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결승타를 때려낸 순간이었다. 이는 선발 최원준을 강판시킨 한방이기도 했다. 강백호는 이후 김민혁의 2루타 때 홈까지 밟으며 달아나는 득점까지 책임졌다.
강백호는 5-3으로 앞선 7회 1사 1루서 대타 앤서니 알포드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부상 교체는 아니었다. 마운드에 있는 좌완 이병헌과의 매치업을 고려해 우타 알포드에게 바통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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