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박건우(33)의 잊지 못할 순간이 다시 마산에서 만들어졌다.
박건우는 지난 1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 1-5로 끌려가던 7회말 1사 2루에서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추격의 시발점이 된 홈런포였다. 삼성 우완 이승현을 상대로 1볼2스트라이크로 몰려 있었다. 파울로 커트를 해내면서 타이밍을 다잡았고 6구 째 143km 패스트볼을 밀어쳐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이 호홈런은 박건우의 시즌 2호 홈런이자 통산 100호 홈런이기도 했다.
하지만 박건우의 홈런포가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기세를 몰아서 8회 1점을 더 추가했지만 4-5의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경기 후 박건우는 “내 프로 데뷔 첫 홈런을 10년 전 마산야구장에서 쳤던 잊지 못할 기억이 있는데, 100홈런까지 이곳 창원NC파크에서 치게 되어 더욱 더 뜻깊다”라면서 과거를 회상했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09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0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 박건우였다. 일찌감치 경찰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해결하고 돌아온 박건우는 두산 화수분의 대표주자로 각광을 받았다. 2013년은 박건우 커리어의 본격적인 시작이기도 했다. 홈런을 기준으로 하면 박건우의 역사는 현재 유니폼을 입고 있는 NC의 연고지인 창원에서 시작됐다. 지난 2013년 4월 27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경기에서 정수빈의 대주자로 교체 출장한 박건우. 7-4로 리드한 8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등장해 이성민(은퇴)의 초구 144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데뷔 9경기 만에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린 바 있다.
이어 “특히 오늘 많은 팬분들이 찾아주신 가운데 특별한 홈런까지 쳐서 더 즐거운 마음으로 사진도 찍고 즐겼던 것 같다. 경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팀이 져서 아쉽고, 다음 경기에도 더 좋은 모습과 좋은 기록 보여드릴 수 있도록 팀 동료들과 더욱 노력하겠다”라고 전했다.
박건우는 2013년 데뷔 첫 홈런을 마산구장에서 친 이후 이해, 34경기 타율 2할7푼1리 1홈런 7타점으로 기회를 받았다. 2014년 주춤했던 박건우는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기 시작했고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진출과 LG로 FA 이적을 하면, 그리고 민병헌이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두산 외야진의 확실한 한 축으로 성장했다. 호타준족 외야수로 각광을 받으면서 두산 왕조의 중심이 됐다.
최정상급 커리어를 쌓은 박건우는 지난 2021년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고 NC와 6년 100억 원의 계약을 맺고 둥지를 옮겼고 팀의 중심으로 거듭났다. 지난해 111경기 타율 3할3푼6리 137안타 10홈런 61타점 OPS .866의 성적을 남겼다. 타격왕 경쟁도 펼칠 정도로 시즌 막판 페이스가 뜨거웠고 가을야구 경쟁을 주도했다. 올해는 36경기 타율 2할8푼2리 37안타 2홈런 22타점 OPS .783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