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쿠치 유세이(토론토)가 홈런공장장으로 등극할 기세다. 올 시즌 33피홈런 페이스다.
기쿠치 유세이는 20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4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08로 상승했고 팀의 2-6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날 기쿠치는 언제나 그랬듯이 볼넷과 장타가 문제였다. 1회초 2사 후 라이언 마운트캐슬, 앤서니 산탄데르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2사 1,2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오스틴 헤이즈를 1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겨우 1회를 마감했다.
2회에는 선두타자 라이언 맥케나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호르헤 마테오를 삼진 처리한 뒤 견제루 2루 주자를 솎아냈다. 이후 애덤 프레이저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2회까지 큰 문제가 없었다.
타선이 2회말 대니 잰슨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안겨줬다. 그러나이 1점의 리드를 곧장 헌납했다. 선두타자 조이 오티스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세드릭 멀린스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애들리 러치맨에게 볼넷을 내주며 1사 1,2루로 위기가 증폭됐다. 결국 라이언 마운트캐슬에게 중월 스리런 홈런을 얻어 맞았다. 1볼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96.4마일(155.1km)의 패스트볼이 통타 당했다.
4회에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내며 안정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5회 조이 오티스, 세드릭 멀린스를 잘 잡아내고 애들리 러치맨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다. 2사 1루에서 앞선 타석 홈런을 맞은 라이언 마운트캐슬이 타석에 들어섰다. 토론토 벤치는 지체없이 기쿠치를 강판시켰다. 기쿠치를 구원한 트레버 리처즈는 마운트캐슬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이닝을 마감했다.
이로써 지난 15일 애틀랜타전 3피홈런 경기 이후 다시 한 번 피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12번째 피홈런. 이날까지 총 9번의 선발 등판에서 단 2번만 피홈런이 없는 경기였다. 기쿠치에게 피홈런은 상수처럼 여겨지고 있다. 풀타임 로테이션을 소화한다는 가정 아래, 현재 기쿠치의 피홈런 페이스는 33개다.
2019년 데뷔 시즌 36개의 피홈런을 기록한 뒤 2020년 단축시즌에 3피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1년 27개, 2022년 23개로 적지 않은 피홈런을 매년 헌납하고 있다.
평균 95.2마일(153.2km)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기쿠치다. 베이스볼서번트에 의하면 상위 23%에 속하는 구속이다. 수준급 구위다. 그러나 이 구위가 타자를 완벽하게 압도하는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 모양새다. 올 시즌 기쿠치가 맞은 타구들의 속도는 92.5마일(148.9km)로 하위 4%에 해당할 정도다. 맞으면 정타가 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미스테리일 수밖에 없다.
결국 기쿠치가 내준 피홈런은 이날 경기 결과로 고스란히 이어졌다. 2연패를 당하며 시즌 25승20패가 됐다./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