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ERA 1.74→1군 2G 연속 무실점 행진' 지친 삼성 계투진에 단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3.05.20 13: 00

"계투진이 힘든 상황에서 좋은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완 홍정우(27)를 두고 이 같이 말했다. 4월 5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53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홍정우는 퓨처스 무대에서 위력투를 뽐내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10차례 마운드에 올라 1승 2세이브 1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1.74. 
1군 복귀전이었던 17일 대구 KIA전에서 3-6으로 뒤진 7회 선발 알버트 수아레즈를 구원 등판했다. 첫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최형우를 각각 중견수 플라이, 1루 땅볼로 가볍게 유도했다. 2사 후 김선빈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한 데 이어 황대인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1,2루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김호령을 헛스윙 삼진으로 제압하며 이닝 마무리. 

삼성 라이온즈 투수 홍정우 / OSEN DB

19일 창원 NC전에서 1사 3루 위기를 잠재우며 4연패 탈출에 기여했다. 1점 차 앞선 8회 1사 3루 위기에서 김태훈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 처리한 데 이어 박민우와 볼카운트 2B-2S에서 주무기인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홍정우는 9회 오승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군 복귀 후 2경기 연속 쾌투를 뽐낸 비결은 무엇일까. 투구 폼을 교정하거나 피칭 레퍼토리를 추가하는 등 기술적인 변화는 없다. 생각을 바꾼 게 큰 도움이 된다는 게 홍정우의 설명. "점수 차가 큰 상황에서 올라가면 제가 던질 수 있는 공을 자신 있게 던지는데 접전 상황에서 나가면 저도 모르게 더 신중하게 승부하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더 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홍정우는 "항상 내려오면 후회하니까 (안타 또는 홈런을 맞더라도 후회 없는 투구를 해야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했다. 이어 "똑같은 공으로도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어느 만큼 자신 있게 던지느냐가 중요하더라. 정현욱 코치님, (우)규민이 형, 우완 (이)승현이 형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홍정우 / OSEN DB
그는 '내일은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제 자리가 확실하게 있는 것도 아니고 뭔가 위축되는 경우가 있어서 내일은 없다는 각오로 해야 후회가 안 남더라"고 했다. 그는 "지금껏 많은 기회를 얻었는데 제가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무조건 제가 잡아야 한다. 누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다. 어떤 상황이든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욱 투수 코치가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문용익의 멱살을 잡고 끌고 가는 모습이 중계에 잡혀 논란이 됐다. 이에 홍정우는 "정현욱 코치님이 요즘 핫하신데 아무래도 악마의 편집에 당한 거 같다. 선수들과 장난도 칠 만큼 가깝게 지낸다. 특히 1,2군을 왔다 갔다 하는 선수들을 알뜰살뜰 잘 챙겨주시는 등 정말 좋은 분이다. 전형적인 츤데레 스타일"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중계 화면에 잡힌 모습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오해할 수 있겠지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의미였다. 
홍정우는 주무기인 포크볼의 위력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시즌 초반에 좋지 않았던 이유 중 하나가 포크볼이 제대로 통하지 않아서다. 투수 코치님과 상의해 그립도 바꿔보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아직 완벽한 수준은 아니다. 포크볼이 살아야 마운드에서 운영하는 게 훨씬 더 수월해진다". 야구계에서 핫한 구종인 스위퍼를 장착할 계획이 있냐고 묻자 "코치님께서 알려주셨는데 제겐 안 맞는 것 같더라. 하던 거 열심히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구속 향상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빠른 공을 던지는 게 능사는 아니다고 했다. 홍정우는 "150km를 던진다고 (안타 또는 홈런을) 안 맞는 건 아니다. 150km 중반을 던질 게 아니면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더 경쟁력 있다고 판단했다. 느리다고 맞고 빠르다고 안 맞는 건 아니다". 홍정우의 말이다. 
"항상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던 그는 "이제 저도 어린 나이가 아니기에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과를 내야 한다. 성적도 좋아야겠지만 마운드에서 제가 필요하다는 걸 각인시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
삼성 라이온즈 투수 홍정우 /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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