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위 때 왔는데 가을야구 갔다” 11일째 꼴찌, 14억 외인은 기적을 믿는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5.20 09: 00

8위에서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한 2022년의 기적. KT 외국인타자 앤서니 알포드는 올해도 KT가 그 때의 기적을 재현할 것이란 믿음을 갖고 있다. 
KT는 지난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4차전에서 6-1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2연패 탈출과 함께 3연전 기선을 제압하며 9위 한화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시즌 11승 2무 24패 10위다.
승리의 주역은 알포드였다. 부진이 거듭되면서 타순이 6번까지 내려갔지만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으로 반등하며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결승홈런과 격차를 벌리는 쐐기타를 몰아치며 최근 10경기 타율 1할1푼1리의 부진을 말끔히 털어냈다.

KT 앤서니 알포드 / OSEN DB

알포드는 1-1로 맞선 4회 무사 2루 찬스서 균형을 깨는 2점홈런을 날렸다. 등장과 함께 두산 선발 최승용의 초구 가운데 커브(112km)를 공략, 9일 수원 NC전 이후 9경기 만에 시즌 5번째 홈런을 신고했다. 이날의 결승타였다.
감을 잡은 알포드는 멈추지 않았다. 4-1로 앞선 5회 2사 1, 2루 찬스를 맞이해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날리며 격차를 벌렸다. 두산 박정수 상대 2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4구째 커브를 받아쳐 4월 29일 수원 삼성전 이후 13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맛봤다.
경기 후 만난 알포드는 “팀원들 전체가 연패를 끊을 수 있도록 각자 도움이 됐다. 또한 선발투수가 5이닝을 1실점으로 잘 막아주면서 타자들도 힘을 냈다”라며 “야구라는 게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도 있다. 난 하루하루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슬럼프에서 빨리 빠져나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매일매일 잘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반등 비결을 전했다. 
지난해 대체 외인으로 입단해 총액 110만 달러(약 14억 원)에 재계약을 이뤄낸 알포드. KT의 안목은 정확했다. 알포드는 2023시즌 개막과 함께 한층 업그레이드된 타격으로 4월 한 달간 타율 3할6푼8리 3홈런 10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 내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홀로 중심타선을 꿋꿋이 지키며 고군분투했다.
KT 앤서니 알포드 / OSEN DB
알포드의 방망이는 4월 30일 수원 삼성전 4타수 무안타를 기점으로 무뎌지기 시작했다. 4월 체력 소모가 컸는지 5월 들어 급격히 타격 페이스가 저하되며 이날 전까지 5월 월간 타율이 1할3푼5리로 상당히 저조했다. 최근 10경기 타율은 1할1푼1리로 더 낮았다. 
알포드는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다 이 시기가 되면 피곤함을 느낀다. 그러나 팀에서 날 데려온 이유가 있을 것이고, 나는 내 할일을 책임감 있게 해야 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연패를 끊어낸 KT의 미래도 밝게 내다봤다. 알포드는 “시즌은 아직 많이 남았다. 또 부상선수가 많아 어린 선수들이 기회를 얻고 재능을 뽐내고 있다”라며 “작년에 내가 왔을 때 KT가 7~8위였는데 결국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올해도 그런 모습 충분히 보일 수 있다”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를 냈다.
KT는 지난해 5월 말 헨리 라모스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총액 57만7000 달러에 알포드를 영입했다. 알포드의 말대로 당시 KT의 순위는 8위였다. 이후 알포드가 KBO리그에 데뷔한 6월 14일 순위를 5위까지 끌어올렸고, 더 나아가 상위권에서 순위싸움을 하다가 4위로 포스트시즌을 밟았다. 올해는 11일째 꼴찌에 머무르고 있지만 아직 포기는 이르다는 시선을 보였다.
2년 연속 기적이 일어나려면 어떤 야구를 해야할까. 알포드는 “그 동안 이길 수 있는 경기가 많았는데 실투, 타격 미스 등 사소한 부분 때문에 힘들었다. 앞으로 그런 부분을 집중 보완하면 많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야수들 전체가 뭘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박)병호 형이 라인업에 들어오면서 타선이 강해진 게 보인다. (문)상철이 형도 너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KT가 앞으로 더 잘할 것 같다”라고 기분 좋은 예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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