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는 졌지만 의미 있는 기록을 세운 날을 지나치지 않았다. 개인 통산 300홈런 기록을 세운 프레디 프리먼(34·LA 다저스)이 팀 패배에도 불구하고 축하 파티를 받았다.
프리먼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2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6회 추격의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2사 만루에서 세인트루이스 좌완 불펜 제네시스 카브레라의 2구째 95.6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중앙 담장을 넘겼다.
프리먼의 시즌 8호 홈런으로 개인 통산 300홈런 기록이었다. 단숨에 7-9로 따라붙은 다저스는 7회 맥스 먼시의 솔로 홈런으로 1점차까지 추격했지만 8회에만 불펜이 대거 7실점하며 8-16으로 패했다. 16실점은 올 시즌 다저스의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
하지만 경기 후 다저스의 원정 클럽하우스에선 축하 파티가 열렸다. 프리먼의 300홈런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였다. 다저스 선수들이 샴페인 잔을 들고, 프리먼이 건배사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구단 공식 SNS에 올라왔다. 클레이튼 커쇼와 무키 베츠 등 동료 선수들도 프리먼에게 축하 건배사를 건넸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코치들도 다 같이 함께하며 프리먼을 축하했다.
다저스의 여유 있는 팀 분위기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날 경기를 패하긴 했지만 다저스는 올 시즌 28승17패 승률 6할2푼2리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다. 5월 들어 16경기 12승4패로 승률이 7할5푼에 달한다.
그 중심에 프리먼이 있다. 올해 팀의 45경기 모두 1루수로 선발출장한 프리먼은 타율 3할1푼3리(179타수 56안타) 8홈런 27타점 22볼넷 34삼진 출루율 .382 장타율 .536 OPS .919를 기록하며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5월 들어 16경기 타율 3할4푼9리(66타수 23안타) 4홈런 18타점 OPS 1.074로 기세가 뜨겁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신인 시절이었던 지난 2010년 9월2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사이영상 투수 로이 할러데이에게 데뷔 첫 홈런을 신고한 프리먼은 올해 14년차 베테랑으로 통산 1769경기 만에 300홈런 고지를 밟았다.
‘MLB.com’에 따르면 통산 300홈런은 메이저리그 역대 155번째 기록으로 1000타점까지 같이 달성한 선수는 프리먼 포함 144명이다. 300호 홈런을 만루포로 장식한 선수는 2004년 뉴욕 양키스 루벤 시에라에 이어 프리먼이 역대 두 번째.
프리먼은 “30홈런 시즌이 3번밖에 없었고, 300홈런까지 오랜 시간을 뛰어야 했다. 그동안 매일 나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며 경기에 나간 게 자랑스럽다. 162경기라는 숫자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큰 부상 없이 롱런한 것을 300홈런 비결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9년 개인 최다 38홈런을 친 프리먼이지만 30홈런 시즌은 3번으로 명성에 비해 많지 없다. 196cm 99kg 거구이지만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은 아니다. 빠르고 간결한 스윙으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산하며 통산 타율(.299) 3할에 육박하는 정교함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커리어 내내 큰 부상이 없는 내구성 좋은 선수로 2014년과 2018년 두 차례 162경기 모두 출장했다. 2018년부터 최근 6년간 10경기밖에 결장하지 않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