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기다렸던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의 시즌 첫 승이었다.
박세웅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3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107구를 던지는 집념으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와 첫 승을 동시에 일궜다. 팀은 7-5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세웅은 6경기에서 한 번도 퀄리티스타트를 뽑아내지 못했다. 당연히 시즌 첫 승도 올리지 못했다. 4월 부진했던 댄 스트레일리, 찰리 반즈, 한현희가 모두 살아나는 와중에도 박세웅만 홀로 제 몫을 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의 부담도 점점 커지고 있던 상황.
그러나 박세웅은 이날 SSG와의 1위 쟁탈전이 벌어지는 중대한 고비에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4.11까지 끌어내렸다.
최고 150km까지 나온 패스트볼 36개, 슬라이더 29개, 커브 22개, 포크볼 20개 등 자신이 가진 모든 구종을 적절하게 배합했다. 볼넷이 3개 있었지만 고의4구 1개를 빼면 올 시즌 가장 안정적인 제구력을 과시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 위기를 이전과 달리 확실하게 극복해내면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경기 후 래리 서튼 감독은 “박세웅 선수가 시리즈 첫날 뛰어난 피칭을 했다. 최고의 제구력을 선보인것은 아니지만 가진 무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싸웠다”라면서 호투에 의미를 부였다. 주장 안치홍 역시 “세웅이의 선발승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경기 후 만난 박세웅은 “축하를 받아도 될지 모르겠다”라면서 멋쩍게 웃었다. 그래도 후련한 감정만큼은 숨기지 못했다. 그만큼 기나 긴 기다림 끝에 거둔 시즌 첫 승이었다. 언제나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았던 박세웅 입장에서는 시즌 초반의 부진이 스스로도 당황스러웠다.
박세웅은 “시즌 초반이 이렇게 안 좋았던 적이 없었다. 조금 힘들었고 당황스럽기도 했다”라면서 “그래도 감독님과 배영수 코치님을 비롯해 투수파트 코치님들이 모두 믿어주시고 기다려주셨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동료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세웅은 특히 포수파트와 내야진 파트에 특히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내야수 외야수 모든 야수들에게 고맙다. 그래도 포수 파트에게 가장 감사하다고 얘기를 하고 싶다. 제가 너무 안되 힘들어 할 때도 항상 (유)강남이 형이나 (정)보근이, 오늘 호흡을 맞춘 (지)시완이 형까지 모두 긍정적인 말을 해줬다. 그래서 너무 고마웠다”라고 전했다.
6회까지 107개라는 적지 않은 투구수였다. 하지만 혼신의 힘을 다했다. 그는 “6회에 올라갈 때 배영수 코치님께서 ‘마지막 타자라고 생각하고 전력으로 던지자’라고 얘기를 하셨고 저 역시도 깔끔한 상황에서 뒤에 투수에게 공을 넘겨주고 싶었다”라면서 “박성한 선수가 저에게 강했고 오늘 저에게 안타와 볼넷도 있었기 때문에 13구 승부를 하면서 힘들기도 했지만 잡고 싶었던 마음이 컸었다”라고 전했다.
풀카운트 승부가 많았던 점도 의식했고 줄여나가려고 노력했다. 스스로도 “올해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어렵게 승부를 해서 투구수가 많아졌다. 그동안 너무 욕심이 과했고 너무 안 맞으려고 하다보니까 독이 됐다”라면서 “이제는 더 많은 이닝을 던져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 박세웅까지 선발진 모두가 반등에 성공했다. 최근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 4월을 불펜진의 헌신으로 버텨왔고 이제 선발진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불펜 투수들이 ‘언젠가는 선발 투수들이 올라올 것이다. 기다리고 있으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던져라’고 힘을 줬다. 그러면서 팀이 더 하나가 되어가는 것 같다”라면서 “앞서 4명의 선발들이 다 잘 던졌고 저 역시도 잘 던지고 싶은 욕심이 많았다.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이제 선발들이 불펜들의 힘듦을 덜어주고 타자들의 힘듦도 덜어주는 그런 투구를 계속 할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