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본능을 되찾았다.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가 시즌들어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팀에 3연승을 안겼다.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7회까지 9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2피안타 3사사구 1실점으로 호투하며 10-1 승리를 이끌었다.
1회 고질적인 제구난조를 보이며 위기를 맞았다. 첫 타자 이정후를 볼넷으로 내보냈고 다음타자 이형종도 몸을 맞혀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1사후 러셀에게 빗맞은 중전안타를 내주고 첫 실점했다.
중견수 김호령이 전력질주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으나 글러브 안에 들어갔다 빠져나왔다. 그러나 무너지지 않았다. 이원석을 유격수 뜬공을 잡고 김태진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회말 타선이 천적투수 에릭 요키시를 상대로 9안타 8득점의 슈퍼이닝을 만들었다. 힘을 얻은 이의리는 압도적인 구위로 키움 타자들을 봉쇄했다.
2회부터 5회까지 6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5회도 2사후 볼넷을 허용했을 뿐이었다. 6회도 삼자범퇴로 막았고 7회 2사후 유격수 실책과 2루타를 내주었지만 김동헌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103개. 최고 149km짜리 직구(68구), 슬라이더(14개)와 커브(13개), 체인지업(8개)을 안정감 넘치게 구사했다. 살아난 천재타자 이정후를 상대로 볼넷 하나를 내주고 두 타석은 범타로 막았다.
시즌들어 처음으로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첫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이전까지는 5⅔이닝(4월19일 사직 롯데전)이 최다였다.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모처럼 선발투수의 몫을 다했다.
올해는 제구가 흔들리며 5이닝 소화도 벅찼다. 전날까지 31⅓이닝동안 29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등판할때마다 애간장과 시름을 안겨주었던 선발투수였다. 그러나 이날은 제구를 잡으며 압도적 투구를 했다. 괴물의 무서운 하루였다.
김종국 감독은 "2회초부터 힘을 빼고 가볍게 던졌다고 해야할까. 제구력도 좋았고 긴 이닝을 완벽하게 잘 막아줬다. 불펜진에도 여유를 준 투구였다"고 칭찬했다.
이의리는 "오늘이 최고의 경기였다. 1회 위기를 맞이했지만 후속타자들을 잘 막은 것이 컸다. 빠르게 카운트를 잡으면서 마음이 편해졌다. 타선에서 점수를 많이 내주어 템포도 빨리가고 공격적인 투구를 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제 첫 걸음을 뗐다. 욕심 부리지 않고 천천히 하나씩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