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천적투수가 1이닝 8실점의 굴욕을 당했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투수 에릭 요키시는 1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1회에만 9안타를 맞고 8점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3이닝 12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8실점의 부진이었다.
요키시는 KIA에 유독강했다. KBO리그 진출 이후 KIA를 상대로 17경기, 104이닝, 31실점(27자책), 9승3패, 평균자책점 2.34에 승률이 7할5푼에 이르렀다.
올해도 4월14일 고척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 첫 승을 따낸 천적 이었다. 이날도 팀 타선이 1회 러셀의 적시타로 한 점을 뽑아주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믿기지 않은 일이 1회말 벌어졌다. 류지혁의 2루 내야안타, 박찬호의 좌전안타를 맞더니 김선빈에게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내주고 2실점했다.
19타수 1안타로 압도적으로 강했던 최형우에게마저 우전안타를 맞았다. 소크라테스를 1루 땅볼로 유도하고 한숨을 내쉬는 듯 싶었으나 이우성 우중간 적시타, 김호령 우전적시타를 내주었다. 한승택의 몸을 맞혔고 류지혁 유격수 땅볼(1실점)에 이어 박찬호와 김선빈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순식간에 9안타와 8점을 내주었다.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데 26분 47구가 소요됐다. 올해 4승무패, 평균자책점 2.68의 투수가 아니었다. KIA 타자들은 초구부터 카운트를 잡는 투구에 적극적인 타격으로 슈퍼이닝을 만들었다.
요키시는 2회 투구를 준비하면서 주심과 옥신각신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키움측은 "연습투구를 할 수 있도록 공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바로 주지 않았다. 공을 늦게 건네받아 충분히 연습투구를 하지못한 상황에서 빨리 이닝을 시작하라는 요구가 있어 이 부분 어필했다"고 밝혔다.
요키시는 2회도 1안타 2볼넷을 내주고 만루위기에 몰렸으나 실점은 막았다. 3회도 1사후 연속안타를 맞았으나 황대인을 병살로 유도하는 등 힘겨운 상황을 이어갔다. 결국 4회부터는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평균자책점도 3.96으로 치솟았다. 사냥감에게 되치기를 당한 잊고 싶은 하루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