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약적 성장' ERA 1.37 19살 마당쇠, 질롱코리아는 신의 한 수였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3.05.19 13: 00

호주에 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KIA 타이거즈 2년차 좌완 최지민(19)이 마운드의 복덩이로 활약하고 있다. 최지민에게 16~17일 대구경기는 의미가 컸다. 첫 승과 첫 세이브를 따냈다. 롱맨부터 마무리 능력까지 소화하는 최지민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증명했다.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서 얻은 자신감이 급성장으로 이어졌다. 
16일 경기에서는 선발 숀 앤더슨을 구원등판해 1⅓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추가실점이면 승기가 넘어가는 시점에서 마운드를 굳건히 지켰고 결국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팀 타선은 7회초 공격에서 대거 7점을 뽑아내며 역전했고 승리를 안았다. 기분좋은 데뷔 첫 승리였다.   

다음날에는 마무리 투수로 변신했다. 7-3으로 앞선 가운데 마무리 정해영이 9회 마운드에 올랐으나 내야 실책까지 겹치며 3점(2자책)을 내주고 1사2루 동점위기에서 강판했다. 상대타자는 타격감이 가장 뛰어난 구자욱과 강민호였다. 믿을만한 투수는 최지민이었다. 
4번타자 구자욱을 145km짜리 직구를 뿌려 2루 땅볼을 유도했다. 이어 강민호도 3구만에 체인지업을 뿌려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는 압도적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팀을 구했다. 첫 세이브까지 수확했다. 필승조 불펜투수 잠재력을 입증한 것이다. 
최지민의 보직은 마당쇠이다. 아웃카운트 1개에서 최대 7개까지 잡아내고 있다. 한 타자 뿐만 아니라 멀티이닝이 가능한 보배같은 존재이다.  16경기에 출전해 1승1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1.37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 2할3푼7리, WHIP 1.07에 그친다. 9이닝당 볼넷도 2.75개이다. 
루키였던 작년 6경기에서 6이닝 소화에 그쳤다. 12안타와 6볼넷 1사구를 내주었다. 평균자책점 13.50이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으나 개막이 되자 제구가 되지 않았고 구속도 140km에 미치지 못했다. 1군에서 기용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퓨처스리그에서 훈련에 집중해 146km까지 끌어올렸다. 
비약적 성장의 계기는 비시즌 기간중 뛰었던 호주 질롱코리아였다. 외국인타자들과 상대로 자신감을 얻었다. '칠테면 쳐보라'는 역동적인 투구폼으로 평균자책점 1.47를 기록했다. 구속도 147km로 끌어올렸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강력한 구위를 과시했다. 간판타자 최형우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 돌아왔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래도 개막 이후 활약은 미지수였다. 100% 집중력을 갖고 덤비는 정예 타자들을 상대로 부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기우에 불과했다. 150km까지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불펜의 마당쇠로 기여하고 있다. 현재 1군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좋은 볼을 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지민과 KIA에게 질롱코리아는 신의 한 수였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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