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1위라고 하진 말고…" 내려올 줄 모르는 롯데, 감독은 긴장 안 푼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5.19 05: 40

롯데의 기세가 꺾일 줄 모른다. 4월을 단독 1위(14승8패 .636)로 마칠 때만 해도 반짝 돌풍으로 보는 시선이 없지 않았다. 지난해에도 롯데는 4월을 2위로 시작했으나 5월 10위로 성적이 급락하며 최종 8위로 마쳤다. 
올해는 5월 중순이 지났지만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5월에도 7승4패(.636)로 4월과 같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시즌 전체 성적은 21승12패. 1위 SSG(24승13패1무)에 1경기 뒤진 2위로 3위 LG(24승14패)와 함께 3강을 형성하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 8위(4.19), OPS 6위(.693)로 투타 주요 지표만 보면 지금의 롯데 성적을 선뜻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총 득실점을 기반으로 하는 피타고리안 기대 승률(.539)보다 실제 승률(.636)이 1할 가까이 높은 건 이례적이다. 

롯데 서튼 감독. 2023.05.17 / dreamer@osen.co.kr

1점차 승부에서 4승2패로 강하고, 5회까지 뒤진 경기에서도 6승8패(.429)로 리그 최고 승률을 거두며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이대호의 은퇴 속에 올해는 팀 홈런 10위(16개)로 흐름을 한 번에 바꾸는 장타가 부족하지만 팀 전체 짜임새가 좋아졌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이에 대해 “수비가 견고해졌고, 타자들이 필요할 때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득점을 하며 1위를 하고 있다. 한 팀으로 좋은 야구를 하면서 경기력으로 잘 나타나고 있다. 홈런이 부족한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서튼 감독은 “1위라고 하지 말고, 상위권에 있다고 적어달라”며 자신의 말을 웃으며 정정했다. 말을 하다 보니 1위에 있다고 했지만 현재 순위가 2위이고, 너무 들뜨지 않으려는 기색이 보였다. 
18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6회말 한화 공격을 실점없이 막아낸 롯데 선발 한현희가 서튼 감독-배영수 코치와 인사 나누고 있다. 2023.05.18 / dreamer@osen.co.kr
감독부터 ‘설레발’을 조심한다. 서튼 감독의 이런 조심성은 경기에서도 나타난다. 18일 한화전에도 김민석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선취점을 낸 1회 무사 1,2루에서 4번타자 안치홍에게 보내기 번트 사인을 냈다. 안치홍은 번트 파울 2개가 나왔지만 투수 땅볼로 2루 주자를 3루에 보냈고, 이어 한동희의 희생플라이로 추가점을 냈다. 4-0으로 앞선 8회 무사 1,3루에선 김민석의 스퀴즈 번트로 쐐기 득점. 계속된 무사 1,2루에서도 안권수의 희생번트로 주자들을 진루시킨 뒤 안치홍의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7-3 승리. 
투수 운용도 느슨하지 않다. 투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거나 낌새가 안 좋으면 칼같이 교체한다. 올해 배영수 투수코치가 합류한 뒤 롯데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한 박자 빨라졌고, 결과가 잘 맞아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구원 승계 주자 실점률(26.7%)이 두 번째 낮은 팀이 롯데로 기록이 증명한다. 서튼 감독은 “배영수 코치와 경기 중에도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경기 상황과 투수들의 상태를 본다. 투수의 컨트롤, 커맨드를 세심하게 보며 몸짓과 자신감까지 종합적으로 보고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경기를 마치고 승리한 롯데 선수들이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2023.05.18 / dreamer@osen.co.kr
경기를 마치고 롯데 서튼 감독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3.05.18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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