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포기하고 마구 연마했나…101km 느림의 미학, ML 1위팀을 농락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5.19 05: 30

일본인 메이저리거 센가 코다이(30)가 158km 강속구와 101km 슬로우 커브를 조합해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구단을 1실점 봉쇄했다. 현지 중계진은 센가의 두 구종의 엄청난 구속 차이에 혀를 내둘렀다. 
센가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볼넷 12탈삼진 1실점 호투로 팀의 8-7 끝내기승리를 뒷받침했다. 
7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4.14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었던 센가. 이날은 7할이 넘는 승률에 빛나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 탬파베이를 만나 직구와 변화구의 구속 차이로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았다. 4회 1사 후 브랜든 로우-이삭 파레디스에게 연달아 2루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헌납했지만 6회까지 안정적으로 이닝을 책임지며 시즌 3호 퀄리티스타트를 무난히 달성했다. 투구수는 104개. 직구 최고 구속은 98.3마일(158km), 슬로우 커브는 63마일(101km)로, 두 구종의 구속 차이가 57km에 달했다. 

[사진] 센가 코다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센가는 0-0이던 2회 1사 1루서 루크 레일리를 만나 느림의 미학을 선보였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 원바운드 된 커브 구속이 정확히 63.2마일로 측정됐다. 타석에 서있던 레일리는 당황했고, 센가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결과는 삼진이었다. 2B-2S에서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이용해 헛스윙을 유도했다. 97.1마일 포심패스트볼과 63.2마일 커브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타자를 혼동시켰다. 
현지 중계진 또한 센가의 슬로우 커브에 당혹감을 감주치 못했다. 경기를 중계한 ‘스포츠넷 뉴욕’은 “센가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느린 공을 던졌다. 커브의 구속이 63마일밖에 나오지 않았다”라고 놀라움을 표했다. 일본 매체 ‘THE ANSWER’ 또한 “센가의 이날 가장 빠른 구속은 98.3마일이었다. 최대 57km의 구속 차이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팀 타율 1위, 득점 1위를 자랑하는 강력한 탬파베이 타선을 농락했다”라고 호평했다. 
센가는 작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22경기 11승 6패 평균자책점 1.94의 호투를 선보이며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2위, 다승, 탈삼진(156개) 3위에 올랐다. 이후 해외 FA 자격을 얻어 10월 말 구단에 FA 권리를 행사하는 신청서를 제출했고, 12월 메츠와 5년 7500만 달러(약 1002억 원)에 계약했다. 센가는 지난 3월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불참을 결정,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준비에 전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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