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자랑하는 ‘안경 에이스’ 박세웅(28)은 한화만 만나면 이상하리만큼 맥을 못 췄다. 지난 2015년 1군 데뷔 후 한화전 통산 16경기에서 1승8패 평균장책점 7.97로 유독 약했다.
지난해 4월20일 사직 경기에서 7⅓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7연패 끝에 한화전 첫 승을 거뒀지만 5월15일 대전 경기에선 5이닝 7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7실점 패전으로 또 무너졌다.
특히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더 약했다. 대전에서 한화 상대로 9경기에 나섰지만 승리 없이 7패 평균자책점 8.10으로 힘을 못 썼다. 한화와 지독한 천적 관계인데 대전에선 안 좋은 기억으로 가득하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 순서대로라면 18일 대전 한화전에 박세웅이 나설 차례. 하지만 롯데는 한현희를 하루 앞당겨 선발 예고하며 순서를 바꿨다. 선수의 자존심도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따져 실리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시즌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역투한 박세웅은 올 시즌 6경기(29이닝)에서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66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 스타트가 한 번도 없을 만큼 예년에 비해 시즌 스타트가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천적’ 한화를 상대하는 것은 부담스럽다. 박세웅 상대로 강한 정은원(.462), 노시환(.385) 그리고 지난해 LG에서 뛴 채은성(.333)까지 박세웅에 강한 타자들이 포진해 있다.
컨디션이 좋은 박세웅이라면 천적 관계라도 붙어볼 만하지만 아직 시즌 첫 승도 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수원 KT전 5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반등 계기를 마련한 상황에서 굳이 부담스런 한화에 붙일 필요는 없었다. 박세웅 개인뿐만 아니라 팀 전체를 위한 결정이기도 하다. 박세웅이 살아나야 시즌 중후반까지 롯데도 힘을 받을 수 있다.
박세웅이 대전을 건너뜀에 따라 한현희가 하루 앞당겨 나온다. 지난 13일 수원 KT전 6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으로 첫 퀄리티 스타트에 성공하며 승리한 한현희는 4일 휴식을 갖고 나온다. 당시 투구수가 110개라 이날 한화 상대로는 투구수 조절이 관건이 될 듯하다.
한편 한현희는 한화 상대로 통산 47경기(13선발)6승1패13홀드 평균자책점 3.14로 강했다. 대전에서도 27경기(8선발) 3승1패7홀드 평균자책점 2.99로 잘 던졌다. 올해는 지난달 26일 사직 한화전에는 4회 두 번째 투수로 구원등판, 2⅓이닝 2피안타 1사구 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거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