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을 이겨야 한다.
KIA 타이거즈 마무리 투수 정해영(21)이 첫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스프링캠프부터 생긴 고민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나아지는 듯 했으나 다시 제자리이다. KIA의 뒷문도 불안감이 드리워져 있다. 데뷔 이후 첫 슬럼프를 이겨내야 팀의 가을행도 가능하다.
정해영은 지난 17일 삼성과의 대구경기에서 7-3으로 앞선 9회 등판했다. 4점차라 세이브 상황이 아니었지만 정해영에게 마무리를 맡겼다. 그러나 오재일 안타, 김지찬 볼넷을 내주었고 유격수 박찬호의 실책이 겹치며 1실점했다. 이어 2,3루에서 피렐라에게 2타점짜리 적시타를 맞았다.
결국 동점주자를 2루에 놓고 강판했다.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정해영의 어깨는 어딘지 모르게 쳐져보였다. 마무리 투수에게는 수모의 장면이었다. 2년차 환골탈태한 좌완 최지민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아 7-6으로 승리했다. 최지민은 전날 첫 승에 이어 이날은 첫 세이브까지 따냈다.
구속과 제구가 모두 되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140km에 그쳤다. 한때 150km를 찍기도 했는데 145km는 항상 넘겼었다. 지난 5월9일 SSG와 광주경기는 145km까지 나오며 세이브를 챙겼다. 김종국 감독은 "해영이가 스피드가 오른게 고무적이다"며 크게 환영했지만 다시 스피드가 떨어졌다.
루키였던 2020시즌 7월부터 1군에 발탁받아 추격조에서 필승조로 승격했다. 2021시즌은 전상현이 어깨부상으로 빠지자 마무리 투수로 개막을 맞이했다. 2021시즌 5승4패 34세이브, ERA 2.20의 특급성적을 내며 타이거즈 한시즌 최다 타이기록을 세웠다. 2022시즌도 ERA(3.38)가 높아졌으나 32세이브(3승7패)를 거두며 2년 연속 투수 고과 1위에 올랐다.
올해는 통산 100세이브 목표를 세웠으나 3세이브(3승1패)에 그치고 있다. 정해영의 주무기는 회전력이 좋은 직구이다. 150km 강속구는 아니지만 직구의 볼끝이 무겁다. 파울 혹은 뜬공이 나오는 비결이었다. 그런데 구속이 나오지 않으면서 타자들을 제압하지 못하고 있다.
정해영의 부진으로 KIA의 고민도 깊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다른 대안을 찾기도 쉽지 않다. JJJ라인의 필승맨 장현식과 전상현도 제구가 완전치 않아 위기를 자주 맞이하고 있다. 강속구를 던지는 김기훈 역시 제구가 아킬레스건이다. 최지민은 기용하기에는 아직은 모험이다. 9회에 등장하는 마무리는 엄청난 압박감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최선의 답은 정해영의 회복이다. 20살의 어린 나이에 마무리 보직을 수행하느라 자신도 모르게 찾아온 슬럼프 일 수 있다. 시련을 이겨낸다면 훨씬 성장한 투수가 될 것이다. 이미 한 두 차례 스피드 회복의 조짐을 보인 바 있다. 사령탑은 물론 동료들까지 통산 70세이브 마무리의 위엄을 다시 찾기를 응원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