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구, 1구 쥐어 짜내는데…" 134km 직구도 위력적, 38세 홀드맨이 바라는 것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5.18 13: 00

KBO리그 투수 역대 최초 1000경기(현재 969경기) 출장에 다가가고 있는 정우람(38·한화)의 시계가 힘차게 돌아가고 있다. 
정우람은 지난 11일 대전 삼성전에서 6회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고 개인 통산 140홀드 고지를 밟았다. KBO리그 역대 4번째 기록. 바로 다음날인 12일 문학 SSG전에도 7회 2사 3루에서 올라와 최정에게 볼넷을 줬지만 외국인 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139km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잡고 홀드를 추가했다. 시즌 4홀드째. 
지금까지 정우람보다 통산 홀드가 많은 투수는 안지만(177개), 권혁(159개), 진해수(152개) 3명뿐이다. 안지만과 권혁은 은퇴했고, 현역 중에는 진해수(LG)밖에 없다. 세이브와 홀드 모두 140개 이상 기록한 투수는 정우람이 유일하다. 

6회초 마운드에 오른 한화 정우람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5.17 / dreamer@osen.co.kr

통산 197세이브로 마무리투수 이미지가 강한 정우람이지만 커리어 초중반은 중간투수로 홀드 기록을 먼저 쌓았다. SK(현 SSG) 소속이었던 지난 2008년(25개), 2011년(25개) 두 차례나 홀드왕에 올랐다. 
2012년부터 마무리로 올라서 2021년까지 뒷문을 지켜온 정우람은 지난해 어깨 통증으로 두 차례 장기 결장하며 세월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1군 복귀 후에는 중간으로 보직을 옮겼다. 나이가 들었지만 여전히 중간에서 1이닝은 물론 위기 때 원포인트로 투입되는 등 왼손 불펜으로 요긴하게 쓰인다. 
올 시즌 17경기에서 12이닝을 던지며 4홀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이다. WHIP 0.83, 피안타율 1할6푼3리로 세부 기록이 아주 좋다. 앞선 투수가 남긴 주자 11명을 받았는데 1명도 홈으로 보내지 않으며 구원투수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 승계주자 9명 이상 받은 투수 30명 중 유일하게 실점률 제로. 득점권 피안타율이 1할1푼1리(9타수 1안타)에 불과하다. 
정우람은 “아직 시즌 초반이라 그런 수치가 나온 것 같다. 팀이 더 좋아지기 위한 과정에서 내가 그렇게 뒷받침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내가 안 좋을 때도 있을 텐데 그때는 다른 후배들이 그렇게 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연장 11회말 한화 정우람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3.05.14 /cej@osen.co.kr
올해 정우람의 직구 평균 구속은 134.4km에 불과하다. 지난해 137.5km보다 구속이 크게 떨어졌지만 분당 회전수는 2879.5회로 지난해(2844.8회)보다 늘었다. 빠르고 부드럽게 넘어오는 팔 스윙에서 여전히 볼끝이 살아있는 공이 나온다. 주무기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좌타자 상대 투심 활용도 늘었다. 예리한 좌우 코너워크, 하이 패스트볼 활용은 명불허전. 
지난 17일 대전 롯데전에도 정우람은 1-1 동점으로 맞선 6회 구원등판,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하이 패스트볼로 잡았다. 첫 타자 윤동희를 133km 직구로 2루 뜬공, 안권수를 131km 직구로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한동희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안치홍을 8구 승부 끝에 135km 직구로 3루 뜬공 아웃시켰다. 몸쪽 높은 135km 직구로 먹힌 타구를 유도해냈다. 최근 7경기 5⅓이닝 무실점 행진. 
정우람은 “1구, 1구 쥐어 짜내고 있다”며 웃은 뒤 “홀드 기록에 대한 욕심은 없다. 하나씩 하다 보면 몇 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불펜에는 (김)범수나 (김)기중이처럼 좋은 왼손 투수들이 있다. 두 선수가 나보다 더 많은 홀드를 해줬으면 하는 게 개인적인 바람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27홀드로 한화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을 세운 김범수는 올해 2홀드를 기록 중이고, 1점대(1.84) 평균자책점의 김기중은 아직 홀드가 없다.
6회초 한화 정우람이 역투하고 있다. 2023.04.07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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