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이 기대하는 야구는 화끈한 공격 야구다.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는 야구, 7점을 허용하면 8점을 뽑아서 승리하는 야구, 그래야 팬들도 신난다고 말한다.
염 감독이 그리는 공격 야구가 점점 틀을 맞춰 가고 있다. 시즌 초반 ‘뛰는 야구’를 내세워 도루 논란으로 스토리를 만든 염 감독은 5월 들어 ‘뻥야구’가 가능한 이재원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힘을 얻고 있다.
상위 타순은 3할 맹타를 터뜨리는 타자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고, 하위 타순에는 결정적인 순간 홈런을 때릴 수 있는 거포가 있다.
이재원은 지난 16일 KT전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가 엄청났다. 4회 첫 홈런은 타구 속도가 177.8km, 비거리는 136m였다. 7회 두번째 홈런은 타구속도 174.8km, 비거리 121m였다.
17일 KT전에서 이재원은 1-2로 뒤진 4회 무사 만루에서 슐서의 140km 커터를 공략해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싹쓸이 역전 2루타를 때렸다. 타구속도가 무려 181.8km로 올 시즌 KBO리그 최고 기록이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두 차례나 복사근 부상을 당해 지난 6일에서야 1군 엔트리에 등록된 이재원은 8번타순에서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4월부터 염 감독은 “이재원이 복귀하면 박동원과 둘이 하위 타순에서 뻥야구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는데, 복귀 후 빠르게 염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박동원도 16일 KT전에서 시즌 10호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 단독 1위다. 시즌 초반 기대 이상으로 장타를 많이 때려내고 있다.
박동원은 17일 KT전에서 볼넷 2개를 고르고, 5회 1사 1루에서 좌선상 2루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KT는 1사 2,3루에서 이재원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낼 정도로 LG 하위 타순의 위력을 실감했다.
이재원이 합류하면서 LG는 숫자가 많은 외야수를 컨디션이 안 좋은 선수가 쉬거나, 한 명씩 돌아가면서 휴식으로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라인업을 운영할 수 있다.
현재 기본적인 타순은 홍창기 문성주(박해민) 김현수 오스틴 오지환 문보경 박동원 이재원 김민성(서건창)으로 만들 수 있다. 1~6번에는 3할타자가 줄줄이 있고, 공포의 7~8번 홈런타자가 하위타순에 있다.
홍창기는 타율 3할1푼2리(9위), 출루율 .442다. 문성주는 타율 3할2푼6리(7위), 출루율 .418이다. 홍창기는 출루율 1위, 문성주는 출루율 3위다.
김현수는 17일 KT전에서 34타석 연속 무안타 사슬을 끊고 멀티 히트를 때리며 슬럼프에서 벗어났다. 타율 3할5리, OPS .778이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은 4번타자로 뛰며 타율 3할3푼6리(3위), OPS .849로 활약 중이다. LG 외국인 타자 잔혹사의 끝이 보인다.
옆구리 부상으로 2주 가량 결장한 오지환이 타율 2할8푼2리로 3할에는 모자라지만 OPS .810을 기록 중이다. 문보경은 타율 3할1푼1리(11위), OPS .817이다. 박해민은 17일 KT전에서 3안타를 때리며 타율을 2할8푼7리로 끌어올렸다.
LG는 팀 타율 1위(.291), 장타율 1위(.406), 출루율 1위(.379), OPS 1위(.785), 도루 1위(46개), 볼넷 1위(172개)다. 홈런은 23개로 4위다. 지난해 20홈런 이상을 때린 김현수(1개)와 오지환(0개)의 홈런포가 터진다면 홈런 1위 SSG(32개)와 격차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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