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인 잔혹사 끝내러 26세 복덩이가 왔다 "열정적인 팀, 자랑스럽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5.18 00: 33

1997년생으로 KBO리그 현역 외국인 선수 중 최연소인 한화 좌완 투수 리카르도 산체스(26)가 2경기 연속 시원시원한 투구로 희망을 쐈다. 한화도 개막전 2⅔이닝 60구 만에 어깨 통증으로 방출된 버치 스미스 악몽에서 서서히 벗어나기 시작했다. 
산체스는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 1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데뷔 첫 승은 다음 기회로 미뤘지만 첫 5이닝 투구에 성공하며 평균자책점 1.00으로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한화도 산체스의 호투를 발판 삼아 연장 10회 채은성의 끝내기 안타로 2-1 승리를 거뒀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지난 11일 대전 삼성전에서 4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른 산체스는 이날 두 번째 등판도 성공적이었다. 예정된 투구수 70개보다 1개 더 많은 공을 던지며 5이닝을 책임졌다. 

4회초 롯데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한화 선발 산체스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3.05.17 / dreamer@osen.co.kr

1회 시작부터 윤동희와 안권수를 모두 2루 땅볼 유도한 산체스는 한동희를 몸쪽 꽉 차는 148km 직구로 루킹 삼진 잡고 삼자범퇴로 스타트를 끊었다. 2회 안치홍에게 안타를 맞은 뒤 유강남에게 좌중간 1타점 2루타를 맞아 첫 실점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김민수를 몸쪽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헛스윙 3구 삼진 처리한 뒤 신윤후도 중견수 뜬공 유도하며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3회에도 선두 이학주를 안타로 내보냈으나 윤동희의 투수 정면 타구를 직접 잡아 침착하게 2루로 송구하며 1-4-3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4회에도 한동희, 안치홍을 연속 유격수 땅볼 처리한 뒤 전준우를 1루 파울플라이로 잡고 공 10개로 삼자범퇴했다. 
5회에는 신윤후에게 몸에 맞는 볼을 하나 있었지만 내야 땅볼 2개와 삼진 1개로 이닝을 끝냈다. 마지막 타자 이학주에게 149km 몸쪽 하이 패스트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총 투구수 71개로 스트라이크 48개, 볼 23개. 최고 151km, 평균 148km 직구(39개) 중심으로 슬라이더(17개), 커브(8개), 체인지업(7개)을 섞어 던졌다. 
공을 받자마자 바로 던지는 짧은 인터벌로 빠르게 공격적인 승부를 들어갔고, 경쾌한 투구 리듬 속에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몸쪽 승부로 무수한 땅볼을 유도했다. 병살타 1개 포함 땅볼 아웃 8개. 첫 등판 삼성전까지 포함하면 땅볼/뜬공 비율이 2.00(14땅볼/7뜬공)에 달한다. 한화 내야 수비도 잘 뒷받침했다. 
1회초 한화 선발 산체스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5.17 / dreamer@osen.co.kr
스미스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한화는 발 빠르게 ‘플랜B’를 가동해 대체 선수를 찾았다. 미국도 시즌을 시작한 시점이라 대체 선수를 데려오기 쉽지 않았지만 하루빨리 데려올 수 있는 선수를 물색한 끝에 산체스를 영입했다. 커리어가 화려하지 않고, 나이도 26세로 경험이 부족하지만 급하게 데려온 선수치곤 빠르게 적응하면서 마운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제 2경기밖에 치르지 않아 성급한 평가를 내리기 힘들지만 한화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경기 후 산체스는 "팀이 이겨 기분이 굉장히 좋다. 개인적인 승리보다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좋은 것이다. 여기 온 첫 날에도 얘기했지만 한화를 승리로 이끄는 게 나의 목표"라며 "한화가 최근 몇 년간 성적이 좋지 않았고, 내가 올 때만 해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수들 모두 열정적으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감명 깊게 봤다.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승리에 대한 의지가 대단한 선수들이 많다. 최근 2~3주 동안 팀이 많이 이기고 있는데 그런 팀에 내가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시원시원한 투구 템포에 대해 산체스는 "원래 빠른 리듬을 갖고 템포를 가져간다. 빠르게 던지는 게 커리어에도 도움이 됐다. 타자들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첫 번째"라며 "투구판은 3루를 밟고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가운데를 밟고 있다. 그렇게 던졌을 때 스트라이크존 양 사이드를 이용하기 편하다"고 자신만의 투구 비법도 이야기했다. 
경기를 마치고 승리한 한화 최원호 감독과 선발 산체스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3.05.17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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