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거포 유망주 이재원이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발휘했다.
이재원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경기에 8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1-2로 추격한 4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주자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결승타였다. LG는 7-3으로 승리했다.
이 한 방에서 이재원의 능력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KT 선발 슐서의 140km 커터에 벼락같이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 속도 181.8km의 총알 타구는 쭉쭉 뻗어가 중견수 알포드의 키를 넘겼다. 알포드가 타구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의 메이저리그 톱클래스 수준의 타구 속도였다. 이재원의 타구속도 181.8km는 올 시즌 KBO리그 최고 기록이었다.
이재원은 인터뷰 말미에 "올 시즌 최고 속도"라고 알려주자, "역대 가장 빠른 타구속도를 세우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보였다.
5회 1사 2,3루 찬스에서 이재원은 자동 고의4구를 얻어 걸어 나갔다. 앞서 2루타에 대한 보상이었다. 전날 연타석 홈런에 이어 이날 2루타까지 차세대 거포의 잠재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재원은 경기 후 역전 2루타 상황에 대해 "노림수 보다는 이호준 코치님께서 많이 얘기를 해주셔서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 고의4구로 걸어나간 것에 무척 기뻐했다. 이재원은 "기분이 너무 좋았다. 치고는 싶었지만 고의4구는 솔직히..."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만큼 상대팀에서 대단하게 인정한다는 의미였기에.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 도중 두 차례 복사근 부상으로 시즌 출장이 늦어졌다. 5월초 뒤늦게 1군에 합류했다. 이재원은 "삼성전에서 처음 선발 나갈 때 감독님께서 '항상 여유있게 하라'고 얘기 해 주셨다. 감독님께서 믿음을 많이 주셔서, 솔직히 이렇게까지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 덕분이다"고 고마워했다.
앞서 2회는 좌익수 수비에서 기막힌 홈 보살도 성공했다. 2사 2루에서 알포드의 안타를 잡아서 홈으로 송구, 2루 주자 강백호를 태그 아웃시켰다. 이재원은 "기분이 좋았다. 홈런 친 거랑 비슷하게 많이 좋았다. 던지고 나서 제발 제발 했는데, 백호여서 아웃된 거 같다. 끝나고 전화해야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해 5월 한 경기 멀티 홈런을 때리며 한 달 동안 5홈런 3할 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6월에 1할대 타율로 부진했다. 이재원은 "자신감 보다는 타석에서 덤비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해도 타격감이 좋았을 때가 있었는데, 그 이후에 많이 덤벼들다가 안좋았다.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고 지난해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는 각오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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