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는 야구의 힘인가?
롯데 자이언츠가 5월에도 잘 나가고 있다. 지난 16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경기에서 연장접전을 벌인끝에 3-1로 이기고 20승 고지를 밟았다. 승차는 뒤지지만 승률에 앞서 다시 선두에 올랐다. 5월에도 변함없는 롯데의 질주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 고무적이다.
더 이상 봄에만 잘하늘 롯데가 아니라 이제는 시즌내내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는 탑데를 향하고 있다. 4월에 부진했던 외국인 듀오 댄 스트레일리와 찰리 반즈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선발진도 힘이 생겼다. 박세웅이 함께 반등한다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스토브리그에서 던진 카드가 모두 적중하고 있다. 롯데는 간판타자 이대호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선택을 했다. 이대호의 장타력과 득점력은 분명 큰 공백이었다. 공격력만 메운 것은 아니었다. 타격, 수비, 투수력 강화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마운드와 수비력을 앞세우는 지키는 야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센터라인의 강화였다. 포수 유강남을 80억 원에 영입해 고질적인 리스크를 안고 있던 안방살림을 든든하게 구축했다. 유강남은 베테랑답게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며 마운드에 힘을 불어넣었다. 안방이 안정되면서 전체적으로 경기력 자체가 단단해졌다.
50억 원에 영입한 노진혁의 활약으로 항상 불안한 유격수 포지션이 든든해졌다. 노진혁은 타격에서도 3홈런 18타점, 17득점을 올리며 하위 타선의 허리 노릇을 해주고 있다. 여기에 고졸루키 김민석이 중견수로 정착한데다 타격까지 일취월장하고 있다. 센터라인이 강력해진 것이다.
두산에서 방출된 외야수 안권수를 영입한 것도 신의 한 수가 되고 있다. 3할1푼3리의 고타율과 빠른 발을 앞세워 타선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안권수는 중견수까지 가능한 폭넓은 수비폭을 과시하고 있다. 좌익수 전준우를 지명타자로 전환시키면서 롯데의 외야 수비력도 환골탈태했다.
한동희도 안정된 3루수로 정착했다. 실제로 롯데의 수비력은 수치도 드러나고 있다. 10개 구단 가운데 삼성과 최소실책(14개) 공동 1위를 자랑하고 있다. SSG, LG, NC의 최다실책 38개에 비하면 확실히 수비력이 탄탄해졌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 닿는다. 이어없는 실책성 플레이로 와르르 무너지는 일이 거의 없다.
마운드 강화도 빛을 발했다. 막판에 영입한 FA 선발투수 한현희는 6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제몫을 하고 있다. 구승민, 최준용, 김진우의 불펜라인에 베테랑 김상수, 신정락, 윤명준 등 방출생들이 힘을 보탰다. 이제는 외인 선발들까지 깨어나면서 날개를 달았다. 마운드와 수비력을 앞세운 지키는 야구. 탑데의 강력 에너지원이 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