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한 팀에 FA로 복귀, 한화에 두 의리남 없었으면…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5.17 15: 00

한화가 지난겨울 FA로 재영입한 내야수 오선진(34), 투수 이태양(33)이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팀을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다. 
오선진은 17일 현재 올 시즌 29경기 타율 2할3푼(74타수 17안타) 7타점 9볼넷 출루율 3할2푼2리를 기록 중이다. 4월에 부진했지만 득점권 타율 3할로 차스에 강하다.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은 5월 이후로는 11경기 타율 3할5푼3리(34타수 12안타) 2타점 6볼넷 출루율 4할6푼3리 OPS .904로 맹타를 치고 있다. 
한화는 4월 중반까지 4년차 젊은 피 박정현에게 선발 유격수 기회를 많이 줬다. 박정현의 성장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오선진에게 기회가 왔고, 공수에서 베테랑다운 진가를 보여주며 팀의 반등을 이끌었다. 전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도 “젊은 선수들이 흔들릴 때 불안한 상황을 잠재울 수 있는 베테랑 선수다. 공수주에서 잘해주고 있다”고 오선진을 칭찬했다. 

한화 오선진, 이태양. /dreamer@osen.co.kr

유격수 25경기(17선발) 163⅔이닝, 3루수 4경기(2선발) 22이닝, 2루수 3경기(2선발) 15이닝으로 3개 포지션에서 200⅔이닝 무실책 행진 중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기본에 충실한 안정감 있는 수비를 한다. 
돌발 상황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 지난 16일 대전 롯데전 9회 2사 만루에서 한동희의 투수 글러브 맞고 튀어오르며 굴절된 타구를 숏바운드로 백핸드 캐치한 뒤 러닝 스로로 아웃을 잡아냈다. 앞서 9일 대전 삼성전에도 3회 1사 1,2루에서 김태군의 3루수 노시환 몸을 맞고 튄 타구를 잡아 6-4-3 병살타로 연결했다. 
1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9회초 2사 만루 상황 롯데 한동희의 내야 땅볼 때 한화 오선진의 송구로 타자 주자가 아웃됐다. 오선진과 인사 나누는 박상원. 2023.05.16 / dreamer@osen.co.kr
마운드에선 이태양의 존재가 든든하다. 올 시즌 선발 1경기 포함 13경기에서 18이닝을 던지며 2홀드 평균자책점 2.00 탈삼진 13개를 기록 중이다. 시즌 첫 6경기는 평균자책점 4.91로 좋지 않았지만 이후 7경기 10⅔이닝 무실점 행진으로 안정감을 찾았다. 수베로 전 감독도 “낭비하는 공 없이 자신의 구종을 적재적소에 던진다”며 이태양의 공격적이고 효율적인 투구를 높이 평가했다. 
투수진에 돌발 상황이 생기면 이태양이 부름을 받는다. 개막전부터 버치 스미스가 어깨 통증으로 2⅔이닝 만에 강판되자 긴급 호출을 받은 이태양은 지난달 23일 대전 LG전도 문동주가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로테이션을 건너뛰자 대체 선발로 불펜 데이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태양은 오는 20일 잠실 LG전에도 선발등판한다. 김민우가 지난 14일 문학 SSG전에서 오른쪽 팔꿈치 쪽에 타구를 맞아 당분간 회복이 필요하다. 김민우가 빠진 자리를 이태양이 채운다.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갖가지 변수가 터지는데 선발과 구원 모두 경험 있는 이태양의 존재는 한화 마운드의 든든한 보험이 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한화에서 데뷔했지만 나란히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지난 2010년 입단한 이태양은 2020년 6월 SK(현 SSG)로, 2008년부터 뛰었던 오선진은 2021년 6월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둘 다 팀에 얼마나 정이 들었는지 눈물 펑펑 쏟으며 떠났다. 
하지만 지난겨울 나란히 FA로 한화에 컴백하며 금의환향했다. 오선진은 한화의 오퍼를 기다리며 원소속팀과의 협상을 보류했고, 이태양도 더 많은 돈을 주겠다는 팀을 마다하고 왔다. 빈곳을 깔끔하게 메우는 두 의리남이 없었으면 한화의 올 시즌은 벌써 끝났을지도 모른다.
8회말을 마친 한화 이태양이 덕아웃으로 향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3.05.12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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