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메이저리그 역수출 외국인 선수 중 최고 활약을 하고 있는 메릴 켈리(35·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단단히 뿔났다. 경기는 이겼지만 ‘꼰대 심판’ 때문에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퇴장을 당했다.
켈리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애리조나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4연승을 질주한 애리조나는 24승18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1위를 굳건히 했다.
켈리는 최고 94.1마일(151.4km) 포심 패스트볼(20개)을 비롯해 체인지업(35개), 슬라이더(16개), 커브(12개), 싱커(10개), 커터(4개) 등 6가지 구종을 고르게 구사하며 오클랜드 타선을 압도했다.
시즌 4승(3패)째를 거둔 켈리는 평균자책점도 3.18에서 2.92로 낮췄다. 지난 2015~2018년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2019년 애리조나와 계약 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켈리는 이날로 통산 40승까지 달성했다.
여러모로 의미 있고 기분 좋은 날이지만 켈리는 단단히 화가 났다. 8회 심판의 볼 판정 때문에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퇴장까지 당했다.
5-1로 앞선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선두타자 제이스 피터슨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어 다음 타자 조던 디아즈 상대로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디아즈가 체크 스윙을 했지만 배트 끝이 돌아갔다. 그런데 1루심 브록 벌루 심판은 볼을 판정했다.
이 순간 1루 덕아웃에서 불만을 표출하던 트로이 로불로 애리조나 감독이 퇴장을 당했다. 제대로 된 판정이었다면 헛스윙 삼진이 됐어야 했는데 결국 5~6구까지 볼이 되면서 볼넷으로 이어졌다. 다음 타자 닉 앨런에게도 안타를 허용한 켈리는 무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때 켈리도 벌루 심판을 보며 불만을 표출하다 퇴장 명령을 받았다.
‘AP통신’에 따르면 경기 후 켈리는 디아즈의 체크 스윙이 돌지 않았다는 1루심 판정에 대해 “끔찍한 판정이었다. 아주아주 명백하게 스윙이었다. 영상으로 다시 봤는데 스윙이었다. 1루 심판이 해야 할 일이 딱 하나 있었는데 제대로 봐야 했다”고 저격했다.
이어 켈리는 “그걸로 삼진을 잃었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원인이 됐다”며 8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내려온 것을 무척 아쉬워했다.
로불로 감독도 퇴장 순간을 떠올리며 “스윙이라고 생각했는데 1루심이 나를 퇴장시켰다. 평정심을 조금 잃었다”면서도 “올바른 방식으로 판정이 되길 바란다”고 심판 판정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