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2차 1라운드 출신 슬러거 황대인(KIA)이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황대인은 지난해 타율 2할5푼6리(476타수 122안타) 14홈런 91타점 40득점으로 2015년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올해 들어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양새다. 15일 현재 타율 2할1푼1리(90타수 19안타) 2홈런 13타점 8득점에 불과하다.
4월 21경기에서 타율 2할1푼9리(73타수 16안타) 2홈런 13타점으로 주춤한 데 이어 이번 달 6경기에서 타율 1할7푼6리(17타수 3안타)로 부진이 더욱 심해졌다. 황대인은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못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타율 1할7푼6리(17타수 3안타)로 저조했기 때문.
덕아웃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던 그에게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왔다. 류지혁이 0-2로 뒤진 2회 2사 1,3루 찬스에서 자신의 친 파울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고 쓰러져 황대인이 타석에 들어서게 됐다. 2루 땅볼로 물러나며 득점 기회를 놓쳤지만 이후 해결사 DNA를 발휘하며 8-2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종국 감독은 "황대인이 교체 출장임에도 불구하고 추격하는 솔로 홈런과 결승타점을 올려주면서 팀 공격을 잘 이끌어줬다. 오늘 경기를 계기로 부활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황대인은 0-2로 뒤진 5회 2사 후 삼성 선발 원태인과 볼카운트 2B-2S에서 5구째 직구(144km)를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비거리는 125m. 2-2로 맞선 7회 1사 1,2루서 우중간 적시타를 날렸다. 뜨겁게 달아오른 KIA 타선은 7회에만 7득점 빅이닝을 완성하며 삼성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결승타를 포함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을 올린 황대인은 "팀이 5연패 중이었고 주중 첫 경기라 평소보다 더 집중했는데 이겨서 기분 좋다. 한 주의 시작이 좋으니 이번 주 연승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또 "그동안 대구에서 좋은 기억이 많아 오늘도 경기에 나가고 싶었는데 나가서 결과가 좋아 만족스럽다"고 덧붙였다.
수치상 성적은 기대 이하지만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는 게 황대인의 설명. 그는 "저는 (페이스가) 좋다고 생각한다. 아직 100경기 이상 남았는데 성적을 의식하면 일희일비하니까 생각 안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원태인만 만나면 열세를 보였던 그는 전력 분석팀과 이범호·홍세완 타격 코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어떤 조언을 했는지 묻자 "1급 기밀"이라고 씩 웃었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감도 클 듯. 이에 "부담감도 좋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본다. 가능성이 있으니 부담감도 있는 게 아닐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야구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도 행복한 일"이라고 했다.
황대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가장 큰 목표는 팀이 가을 야구에 진출하는 거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고 대답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