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NC 다이노스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우완 투수 드류 루친스키(35·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메이저리그에서 나올 때마다 난타를 당하고 있다. 1년 만에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7km 떨어진 게 크다.
루친스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3⅔이닝 6피안타(2피홈런) 5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탈삼진은 없었다. 오클랜드의 2-5 패배와 함께 루친스키는 시즌 4패째를 당하며 평균자책점이 8.16에서 9.00으로 치솟았다.
1회 실점 없이 넘어갔지만 2회 도미닉 플레처에게 2루타를 맞은 뒤 헤라르도 페르도모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3회에도 코빈 캐롤에게 볼넷을 내준 뒤 루어데스 구리엘 주니어에게 좌중월 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홈런 2개 모두 슬라이더를 낮게 떨어뜨렸지만 장타로 이어졌다.
4회에도 볼넷과 안타, 희생플라이로 추가 1실점한 루친스키는 이날 경기 5번째 볼넷을 주고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총 투구수 89개 중 스트라이크는 47개로 비율이 52.8%에 불과했다. 커맨드가 완전히 무너진 경기였다.
슬라이더(29개), 싱커(26개), 포심 패스트볼(20개), 체인지업, 커브(이상 7개)를 구사했다.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최고 89.2마일(143.6km), 평균 88마일(141.6km)로 시즌 평균(89.2마일)보다 2km 더 떨어졌다. 패스트볼이 받쳐주지 않으니 도망가는 투구를 하고, 제구도 말을 듣지 않았다. 변화구도 전혀 통하지 않았다.
이날까지 루친스키는 시즌 4경기 모두 5실점 이상 허용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4경기 연속 포함 5개의 홈런을 맞았고, 18이닝 동안 볼넷 14개로 9이닝당 7개에 달한다. 아무리 메이저리그 벽이 높다고 해도 1년 전까지 KBO리그 대표 외국인 투수가 이렇게까지 안 통할 수 있을까 싶다.
루친스키는 지난 2019~2022년 4년간 NC 소속으로 KBO리그에서 121경기(732⅔이닝) 53승36패 평균자책점 3.06 탈삼진 657개를 기록했다. 4년 연속 177이닝 이상 던지며 꾸준하게 이닝이팅을 했고, 이 기간 리그 최다 탈삼진으로 위력을 떨쳤다. 지난해 31경기(193⅔이닝) 10승12패 평균자책점 2.97 탈삼진 194개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유턴에도 성공했다. 스몰마켓팀 오클랜드가 1년 보장 300만 달러, 내년 구단 옵션 포함 2년 최대 800만 달러로 나름 큰 투자를 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때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6.97로 불안하더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왼쪽 햄스트링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4월말 빅리그에 올라왔지만 4경기 연속 무너지면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한국에서 루친스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48.7km였는데 16일 애리조나전은 141.6km로 무려 7km 이상 떨어졌다. 부상 영향이 있거나 에이징 커브, 둘 중 하나다. 지난 4년간 한국에서 루친스키는 리그 최다 732⅔이닝 1만1644구를 던졌다. 나이가 35세로 에이징 커브가 와도 이상하지 않다. 그런데 1년 만에 이렇게 갑자기 급락할 수 있는지 미스터리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