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제대로 된 물건이 들어왔다.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유니폼 판매 1위로 등극한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롯데 외야수 김민석(19)이 5월 들어 폭풍 성장을 거듭하며 거인 군단의 돌격 대장으로 떠올랐다.
김민석은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 1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5타수 3안타 1사구로 데뷔 첫 4출루 경기를 펼쳤다. 한 경기에 도루 2개를 성공한 것도 처음으로 김민석의 야구 재능을 제대로 뽐낸 하루였다.
한화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 상대로 1회 첫 타석부터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하며 선취점 발판을 마련한 김민석은 3회 페냐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우전 안타로 첫 포문을 열었다. 5회에도 1사 후 페냐의 초구 낮은 직구를 통타,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로 연결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 중인 페냐에게만 2안타 멀티히트.
이에 그치지 않고 7회에는 한화 구원 이태양의 주무기 포크볼까지 공략했다.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허리가 빠지면서도 절묘한 배트 컨트롤로 잡아당겨 우측 2루타를 만들어냈다. 고졸 신인답지 않은 타격 솜씨였다.
휘문고 출신 우투좌타 김민석은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고교 선배 이정후(키움) 못지않게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고,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의 부름을 받았다. 당시 성민규 롯데 단장은 “뛰어난 타격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그 말이 첫 해부터 바로 실현되고 있다. 개막 엔트리에 승선한 뒤 이날까지 시즌 28경기 타율 2할5푼(88타수 22안타) 10타점 6볼넷 19삼진 출루율 .305 장타율 .295 OPS .600을 기록 중이다.
기록상으로 크게 뛰어나지 않지만 4월 적응기를 보낸 뒤 5월에 팀의 리드오프로 떠올랐다. 황성빈과 안권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5월 9경기 타율 3할4푼4리(32타수 11안타) 4타점 2볼넷 6삼진 출루율 .400 장타율 .406 OPS .806으로 활약하고 있다.
기록 이상의 재능이 경기를 직접 보면 느껴진다. 공을 맞히는 컨택 능력과 배트 컨트롤이 프로 1군 투수들을 상대로도 통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롯데팬들이 ‘재능러’를 제대로 알아봤다. 16일 경기 후 방송사 수훈선수 인터뷰를 마친 김민석을 향해 한 중년 롯데팬은 “메이저 가면 안 됩니데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에 따르면 김민석은 올 시즌 온·오프라인 통틀어 유니폼 판매 1위로 뛰어올랐다. 4월까지는 전준우, 한동희에 이어 3위였는데 5월 활약과 함께 김민석의 유니폼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내로라하는 선배들까지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팀 선배 노진혁도 김민석에 대해 “이정후만큼은 아니어도 조금 비슷하게 따라가는 것 같다. 수비가 부족한 면이 있지만 이런 부분을 채우면 앞으로 우리 팀의 기둥이 될 만한 선수다. 신인치곤 진짜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고교 시절까지 내야수였지만 프로에 와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꿨고, 조금 더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성장 속도라면 수비력 일취월장도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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