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거포 유망주 이재원(24)이 자신의 파워와 존재감을 확실하게 어필했다. 올 시즌 최장 비거리 홈런을 터뜨렸다. 염경엽 감독이 지난해 가을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에 이재원의 상무 입대 지원을 취소시킨 이유를 증명해 보였다.
이재원은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 8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 대형 홈런 2방을 터뜨렸다. 팀은 역전패했으나 이재원의 시원한 홈런포는 LG팬들에겐 위안거리가 됐다.
2회 선두타자로 나와 우전 안타를 때린 이재원은 4회 2사 후 KT 선발 벤자민의 초구 직구를 때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올 시즌 첫 홈런. 방망이에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하는 큰 타구였고, 비거리 136m(LG 구단 트랙맨 측정)의 대형 홈런포였다. KBO 공식 기록은 135m. (KBO는 홈런 비거리를 5m 단위로 발표한다)
올 시즌 KBO리그 홈런 비거리 중에서 최장 홈런이다. 이전까지 130m 홈런이 5개 나왔다. KT 알포드를 비롯해 한동희(롯데), 전의산(SSG), 최형우(KIA), 박동원(LG)이 기록했다. 이재원이 이들의 기록을 단숨에 뛰어 넘었다. 이재원은 개인 통산 20홈런을 기록 중인데 비거리 135m 홈런이 5개로 25%나 된다. 대단한 파워다.
# 올 시즌 홈런 비거리 130m
알포드 4/2 수원 LG전 김윤식 투런
한동희 4/20 사직 KIA전 메디나 솔로
전의산 4/21 문학 키움전 후라도 솔로
최형우 4/23 광주 삼성전 오승환 솔로
박동원 5/9 잠실 키움전 김재웅 투런
마수걸이 홈런을 친 이재원은 기세를 몰아 7회 손동현의 슬라이더가 한가운데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벼락같은 스윙으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연타석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 121m. 2022년 5월 15일 잠실 KIA전 이후 366일 만에 한 경기 멀티 홈런을 기록했다.
염 감독은 지난해 11월 이재원에 대해 "재능이 뛰어나다. LG의 미래 4번타자다. 박병호처럼 키우고 싶은데 군대를 간다더라"고 아쉬워했다. "홈런 파워는 박병호와 거의 같다"고 평가했다. 당시 이재원은 상무야구단에 지원,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채은성의 FA 이적으로 중심타선이 헐거워졌고, 면담을 통해 이재원의 상무 입대 지원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2020시즌과 2021시즌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차지한 이재원은 1군에서 2020년 62경기 5홈런(171타수)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85경기 13홈런(253타수)을 터뜨렸다. 지난해 19.5타석당 1홈런이었다. 홈런왕 박병호(13.9타석당 1홈런), 최정(19.4타석당 1홈런) 다음으로 좋은 수치였다. 1군 적응을 마치며 장타 재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염 감독은 올 시즌 이재원을 하위 타순(8번)에 두고 큰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하고, 장타 능력을 발현하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이재원은 지난 2월 미국 스프링캠프와 3월말 시범경기 도중 두 차례나 복사근 부상을 당하면서 1군 합류가 늦어졌다. 지난 6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처음에는 대타와 교체 출장으로 서서히 1군 투수들의 공을 상대했고, 지난 13일 삼성전에서 시즌 첫 안타를 2루타로 기록했다. 14일 삼성전에서 멀티 히트, 그리고 16일 KT전에서 멀티 홈런으로 빠르게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