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형들이 너무 미안해했다. 사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그게 너무 부담이 되지 않았나 싶다”
두산 베어스 최원준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5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첫 승리를 따냈다.
최원준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승, 1승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 같다. 지난 경기부터 한 5경기 정도는 경기 내용은 좋았지만 엄청 마음에 드는 투구는 아니었다. 저번 경기부터 (양)의지형이 ‘뭐 다를게 있겠냐. 그냥 자신있게 던져라. 고민한다고 되는게 아니다’라고 말해줬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 잘 되는 것 같다”라고 첫 승리의 공을 포수 양의지에게 넘겼다.
7경기 만에 시즌 첫 승리를 거둔 최원준은 “그동안 밸런스가 너무 좋지 않았고 그렇다보니 구속도 잘 나오지 않았다. 내가 원래 마운드에서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생각이 많아지더라. 생각을 비우려고 하니까 조금씩 좋아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 최원준에게 가장 큰 위기는 6회 찾아왔다. 선두타자 이정후에게 2루타를 맞으며 단숨에 실점 위기에 몰렸다. 임지열의 안타로 이어진 무사 1, 3루에서 김혜성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김태진에게 1타점 희생플라이를 맞아 1점 추격을 허용했다. 이후 이원석과 박찬혁에게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김휘집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며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냈다.
“사실 마지막에 의지형이 변화구 사인을 냈는데 자신이 없었다”라고 말한 최원준은 “오늘 계속 슬라이더가 좋지 않았는데 슬라이더 사인이 나와서 도저히 던질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냥 직구를 던지겠다고 했는데 타구는 잘 맞았지만 탄도가 낮아서 (정)수빈이형이 충분히 잡을거라고 믿었다. 만약 넘어갔다면 100% 내 책임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웃었다.
그동안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던 최원준은 “선배, 형들이 너무 미안해했다. 사실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그게 너무 부담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의지형도 내 경기에 나갈 때마다 팔 토시도 바꾸고, 포수 미트 색깔도 바꾸고 들어와줘서 오히려 내가 미안했다. 의지형이 첫 승을 하면 잘 풀릴거라고 옆에서 밥도 많이 사주고 좋은 말도 많이 해줘서 사실 힘들지 않았다”라며 선배 타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올 시즌 두산 선발진에서는 곽빈, 김동주, 최승용 등 어린 투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후배들이 너무 잘해서 이제 내 자리도 위태위태하다”라며 웃은 최원준은 “나도 한 경기, 한 경기 더 집중을 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것 같다. 팀 입장에서는 후배들도 잘 던지고 선배들도 잘 던져야 팀이 강해진다. (곽)빈이는 빨리 돌아와서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 후배 투수들과 함께 잘해서 올해는 꼭 마지막 날까지 야구를 하고 싶다”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