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으나 더 좋았겠으나 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최원호 신임 감독 체제에서 한화는 지난 주말 SSG를 상대로 인천에서 원정 3연전을 가졌다.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이 지난 11일 대전 삼성전을 끝으로 전격 경질되면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새출발하는 최원호 신인 감독에겐 부담스런 일정이었다.
하지만 12일 첫 경기에서 5-2로 승리하며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었고, 13일 경기에선 5-8로 패했지만 14일 경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3-3 무승부로 마쳤다. 12회초 김인환의 1타점 2루타로 리드를 잡았지만 12회말 윤대경이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홈런을 맞아 아깝게 승리를 놓쳤다.
그래도 최원호 감독은 만족스러워했다. 16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최 감독은 “이겼으면 더 좋았겠으나 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한 경기 정도 작정하고 달려들면 1위 팀 상대로도 해볼 만하다는 메시지가 줄 수 있는 경기였다. 충분히 성과가 있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우승팀으로 올해도 1위를 달리고 있는 SSG 상대로 3연전을 대등하게 싸웠다.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김민우가 4회 강습 타구에 팔꿈치를 맞아 긴급 강판되는 악재 속에서도 이태양, 김범수, 김서현, 강재민, 박상원, 정우람, 윤대경 등 7명의 구원투수들을 총동원하며 SSG에 전혀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였다.
마지막 12회가 조금 아쉽긴 했다. 야수를 모두 쓰면서 지명타자가 소멸됐고, 12회초 투수 타석 때 포수 박상언이 대타로 나서 윤대경이 불가피하게 3연투를 했다. 최 감독은 “원래 윤대경을 안 넣으려 했는데 12회초 마지막 이닝에 투수를 그대로 타석에 내세울 순 없었다. 부득이하게 윤대경이 3연투를 하고 말았다”고 돌아봤다.
갑작스럽게 팀을 맡아 첫 3연전을 이끈 최 감독은 “(2020년) 감독대행을 한 경험이 있어 조금 덜 정신이 없었다”며 “3연전이 끝난 뒤 체중이 2kg 정도 빠졌다. 깜짝 놀랐다”는 말로 감독 자리가 주는 압박감이 만만치 않음을 내비쳤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