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은 언제 이루어질까?
KIA 타이거즈의 5월 장세가 녹록치 않다. 4월 꼴찌까지 내려앉았다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으며 4위까지 치고 올랐다. 마운드와 타선 집중력이 돋보였다. 그래서 희망의 5월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5연패에 빠지며 2승6패, 적자로 돌아섰다. 이유는 타선의 침묵이다.
특히 황대인의 방망이가 너무 무거워 보인다. 100타석에 들어서 타율 2할1푼1리, 2홈런, 13타점, OPS .581에 불과하다. 출루율 2할7푼, 장타율 3할1푼1리에 그치고 있다. 작년 14홈런 91타점을 올리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2년 연속 두 자릿 수 홈런이었다. 90타점을 넘긴 것도 나성범, 최형우, 소크라테스가 차려준 밥상 덕택이었다.
올해는 지난 2년의 경험을 통해 20홈런과 100타점을 올리는 확실한 중심타자로 발돋음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비시즌 기간과 스프링캠프에서 알찬 훈련을 통해 자신감도 얻었다. 목표도 상향 조정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100타석에서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삼진이 25개나 된다. 4타석 당 1개가 삼진이다. 타석에서 확고한 자신만의 존이 없다. 자꾸 안되다보니 자신감도 떨어졌다. 아직 113경기나 남아있다. 지난 2년의 경험이 결코 헛되지는 않을 것이다. 인생이 그렇듯 시련은 계속 찾아온다. 스스로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어야 중심타자로 거듭날 수 있다.
우타 거포 변우혁와 상생도 일단 멈춤 상태이다. 변우혁은 73타석에서 1할6푼9리를 기록 중이다. 73타석에서 삼진이 20개이다. SSG 랜더스와 개막 2차전 이적홈런과 만루포 포함 3홈런을 때리며 11타점을 올렸다. 타율은 낮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실적을 조금씩 내고 있다. 출전 기회가 많아졌으나 어느새 상대의 유인과 공략에 주춤했다.
김종국 감독은 1루주전 황대인과 변우혁의 상생을 기대했다. 3루 주전이었던 김도영이 부상으로 빠지자 1루 뿐만 아니라 3루수가 가능한 변우혁이 첫 번째 대안이었다. 두 선수가 코너 내야수로 자리를 잡는다면 최고의 그림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두 선수를 동시에 활용하기 위해 최형우를 좌익수로 기용하기도 했다.
상생의 그림은 얼마가지 않았다. 두 선수가 제몫을 못했다. 류지혁이 3할타를 터트리며 3루수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최형우는 지명타자로 완벽하게 회춘했다. 대타 전문 고종욱이 좌익수로 나서고 있다. 변우혁의 활용폭이 좁아지면서 황대인과 1루를 놓고 다시 경쟁하고 있다. 어느 누구도 확실한 1루 주전을 꿰차지 못하고 있다.
누구든 터져야 KIA 타선에 힘이 붙는다. 일단은 황대인의 회복이 절실하다. 변우혁이 중심타자로 발돋음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하지만, 아직은 1군 경험이 일천한데다 성장 과정에 있다. 실적을 올린 황대인이 확실하게 중심에 포진하고 변우혁이 뒤를 받치는 것 또한 상생의 길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