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쓰는 일본 프로야구 출신 외국인 선수는 이제 옛말이 됐다.
지난해 일본 무대에서 뛰었다가 올 시즌 KBO리그에 데뷔한 외국인 선수는 브라이언 오그레디, 버치 스미스(이상 한화), 에니 로메로(SSG) 등 3명. 이들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역대급 실패작이었다.
한화는 타율 2할8푼9리(575타수 166안타) 12홈런 43타점 88득점을 올린 마이크 터크먼과 결별하고 오그레디를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연봉 70만 달러, 인센티브 20만 달러 등 총 90만 달러다.
한화는 오그레디 영입 당시 "20홈런 이상을 기대할 수 있는 파워히터 유형의 우투좌타 외야수로서 중견수를 비롯해 외야 전 포지션을 커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손혁 단장은 "오그레디는 수비에서 좌우 코너는 물론 중견수까지 가능하고, 공격면에서는 파워를 갖춘 외야수"라며 "훈련 태도가 성실하며 새로운 나라의 문화를 존중할 줄 알고 워크에식이 훌륭한, 야구 외적으로도 좋은 선수라고 파악해 영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세이부에서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중심 타선에서 상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는 경험을 쌓았는데, 그 경험이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그레디는 19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2푼5리(72타수 9안타) 8타점 3득점에 불과하다. 2군에서 재조정을 마치고 복귀했지만 별 다를 바 없었다. 9타수 1안타로 여전히 헤매는 모습이다.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홈런이 없다.
스미스는 193cm 장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시속 155km에 이르는 직구를 바탕으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1선발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손혁 단장은 "스미스는 파이어볼러 유형의 선발 자원으로 1선발 역할을 맡길 수 있는 투수다. 아시아 야구 경험이 있어 KBO리그 적응도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커터성 무브먼트의 패스트볼 구위가 강력하고, 다양한 구종과 완급 조절을 앞세워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안정적인 투구를 하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1선발급 선수가 필요해 스미스를 영입했다. 스미스는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로 탈삼진 능력이 뛰어나다. 이같은 스미스의 장점이 수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미스는 한 차례 마운드에 오른 게 전부였다. 지난달 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정규 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서 2⅔이닝 3피안타 1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마운드를 일찍 내려왔다.
3회 2사 1,2루 에디슨 러셀 타석 때 몸에 이상 증세를 보인 그는 검진 결과 어깨 근육에 미세한 손상이 생긴 것으로 나왔다. 한화는 스미스의 더딘 회복세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고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그레디와 스미스는 그나마 낫다. 로메로는 어깨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하고 짐을 쌌다.
구단 측은 로메로 영입 당시 "150km를 상회하는 강속구로 타자를 압박할 수 있는 구위와 직구와 같은 높이의 궤도에서 나오는 변화구가 좋고 우수한 제구 감각을 보유해 좌완 선발로서 안정적인 기량을 보유했다고 평가한다. 또한 원만한 성격과 훌륭한 워크 에식으로 팀에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대표적인 실패작으로 남게 됐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