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타점왕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던 다린 러프(37)가 또 방출당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복귀한 지 한 달 만에 다시 자유의 몸이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1루수 러프를 FA로 풀었다. 지난 10일 양도 지명(DFA) 처리된 뒤 웨이버 기간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았다. 이 경우 마이너리그로 소속이 이관되거나 완전 방출되는 것, 둘 중 하나다. 메이저리그 서비스타임 3년차 이상 선수는 마이너리그로 이관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러프는 마이너행을 거부하면서 FA로 다시 시장에 나왔다.
지난 3월28일 뉴욕 메츠에서 DFA 된 러프는 6일 만에 완전 방출 절차를 밟았다. 이후 지난달 9일 FA로 샌프란시스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며 친정팀에 컴백했다. 2020년 메이저리그로 유턴할 때 팀이 샌프란시스코로 이곳에서 러프는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고, 지난해 시즌 전에는 2년 보장 625만 달러 다년 계약도 체결했다.
좋은 기억으로 가득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갔지만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계약 후 4일 만에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고 9경기 타율 2할6푼1리(23타수 6안타) 3타점 4볼넷 OPS .718을 기록했지만 오른쪽 손목 염증으로 지난달 25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메츠에 있을 때도 같은 부위 부상으로 고생한 바 있다.
지난 3일부터 트리플A 새크라멘토 리버캐츠에서 5경기를 뛰었지만 콜업 대신 방출로 끝났다. 한 달 반 사이 두 번이나 방출되며 메이저리그에서 입지가 애매해졌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다시 러프를 볼 수도 있을까. 러프는 지난 2017~2019년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3년간 404경기 타율 3할1푼3리 467안타 86홈런 350타점 OPS .968로 맹활약했다. 2017년 타점왕(124점)에 오르는 등 3년간 리그 최다 타점으로 결정력을 보여줬다.
검증된 타자이지만 현재로선 러프가 한국에 돌아올 가능성은 낮다. 2019년 시즌 후 러프와 재계약을 시도했으나 협상이 불발된 삼성이 그에 대한 보류권을 갖고 있다. 보류권은 5년간 유지된다. 삼성이 2024년까지 보류권을 갖는다. 이때까지 삼성이 러프를 다시 데려오거나 보류권을 풀어줘야 KBO리그 내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다.
삼성은 호세 피렐라가 3년째 효자 외국인 타자로 활약하고 있어 러프를 데려올 일 없다. 다른 팀에서 러프에게 관심이 있더라도 보류권 문제를 풀어야 한다. 보류권이 풀려도 러프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팀이 많지 않다. 올해 37세로 나이가 많고, 지난해부터 목·손목 등 부상을 반복하면서 몸 상태에도 물음표가 붙어있다. 전성기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러프가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면 결국 마이너리그 계약밖에 없다. 올해 연봉 350만 달러는 메츠에서 보전 중이라 러프를 원하는 팀은 최저 연봉을 남은 시즌 일수에 맞춰 지급하면 된다. 금전적 부담이 없다. 우타 대타감이 부족한 팀에서 러프를 고려해볼 만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