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의 영원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5)가 어머니와 작별했다. 미국 어머니의 날을 하루 앞두고 비보를 접했지만 예정된 등판 일정을 정상 소화한다.
‘LA타임스’를 비롯해 미국 언론들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커쇼의 어머니 마리안 톰보 씨가 14일 별세했다고 전했다. 커쇼의 아내 엘렌이 15일 잉글우드에서 열린 커쇼의 자선재단이 설립한 야구장 개장 행사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날은 미국에서 어머니의 날이라 커쇼의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커쇼의 부모는 그가 10살 때 이혼을 했고, 커쇼는 댈러스 교외에서 어머니의 손에 자랐다. 넉넉하지 않은 환경 속에도 커쇼를 사립학교에 보내며 아들을 위한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다. 지금의 커쇼를 만든 사람이다.
엘렌 커쇼는 “커쇼는 야구공을 손에 들고 자랐다. 어머니가 사랑으로 키워주셨다. 아들을 야구장에 데려가기 위해 헌신했고, 야구장 앞줄에 앉아 티나지 않게 응원하며 스코어북에 기록을 했다. 아들이 한 남자이자 자선가, 아버지, 야구선수로 성장한 것을 보는 것보다 큰 기쁨은 없었다”며 마리안을 애도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이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을 앞두고 “부모의 죽음은 가장 힘든 일이다. 오늘 커쇼가 괜찮아 보이지만 마음이 무거울 것이다. 하지만 예정대로 17일 경기에 정상 등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17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3연전 두 번째 경기에 예정대로 선발등판하는 것이다. 이날 등판을 마치고 장례 휴가를 통해 잠시 자리를 비우며 어머니와 작별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의 장례 휴가는 최소 3일에서 최대 7일까지 주어진다.
다른 일도 아니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등판을 취소하고 장례부터 치르는 게 정상이다. 커쇼의 팀 내 입지나 위상을 봐도 그가 등판을 취소한다고 해서 누구도 뭐라 할 수 없다. 그런데 커쇼는 예정된 등판 일정을 고수했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의 등판 의지에 대해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에도 커쇼는 4월29일 아버지 크리스토퍼 씨가 숨을 거뒀지만 5월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예정대로 등판, 7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한 바 있다.
어려운 환경에도 자신을 뒷바라지한 어머니로부터 근면과 절제를 배운 커쇼는 메이저리그 사이영상 3회 투수로 성장했다. 35세가 된 올해도 8경기(49⅔이닝) 6승2패 평균자책점 2.36 탈삼진 56개로 전성기를 방불케 하는 활약을 하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