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의 타자에게 삼진을 잡아냈다.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과도 함께 뛰었던 20년차 베테랑 ‘괴짜 투수’ 잭 그레인키(39·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커리어에 또 하나의 마일스톤을 달성했다.
그레인키는 지난 14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1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불펜 난조로 시즌 2승이 날아가고, 팀이 3-4로 패했지만 그레인키에겐 의미 있는 날이었다.
1000명의 각기 다른 타자들을 상대로 삼진을 잡아내며 메이저리그 역대 5번째 대기록을 세운 것이다. 놀란 라이언, 랜디 존슨, 그렉 매덕스, 로저 클레멘스에 이어 그레인키가 역사적인 투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그레인키는 998명의 각기 다른 타자에게 삼진을 기록했다. 2명의 타자를 추가해야 했는데 이날 밀워키 타자 중 그레인키에게 삼진 당하지 않은 타자는 4명. 그 중 2명에게서 5회 삼진을 뺏어냈다.
5회 브라이스 투랑, 조이 위머를 루킹 삼진 잡으며 1000타자를 달성했다. 위머를 7구 승부 끝에 하이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하며 마운드를 내려간 그레인키는 동료들에게 환대를 받고서야 기록이 세워진 것을 알았다.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그레인키는 “기록에 대해 몇 번 듣기는 했는데 오늘은 떠오르지 않았다. (5회를 마치고) 동료들이 평소보다 조금 더 흥분하더라. 기록을 듣고 나선 ‘아, 그래서 그랬구나’ 했다”고 말했다.
그레인키만 몰랐던 것은 아니다. 캔자스시티 2루수 마이클 매시가 이닝 교대 때 삼진 잡은 공을 넘겨받은 뒤 무심결에 관중석으로 넘긴 것이다. 포수 살바도르 페레즈가 곧바로 그 공을 받은 팬을 찾아 다른 공과 교환하며 회수했다.
기록 달성 순간을 함께한 페레즈는 “내가 홈플레이트 뒤에 있어 정말 기쁘다. 그레인키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오를 투수다. 그의 공을 받고, 팀 동료로 매일 그를 볼 수 있어 감사하다. 우리 모두 옆에 명예의 전당 선수가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해야 한다”며 “그는 매우 스마트하다. 매 경기 준비를 정말 잘한다. 젊은 선수들이 그가 하는 일을 따라해야 한다. 항상 준비돼 있고, 경쟁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치켜세웠다.
지난 2004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그레인키는 올해 20년차로 통산 565경기에서 3293⅔이닝을 던지며 224승145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45 탈삼진 2914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비롯해 올스타-골드글러브 6회, 평균자책점 1위 2회, 실버슬러거 2회 경력을 자랑한다. 현역 투수 중 이닝 1위, 다승 2위, 탈삼진 3위에 올라있다. 올해는 9경기(46⅔이닝) 1승4패 평균자책점 5.01의 성적을 내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