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최원호 신임 감독은 투수들을 위한 시프트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11일 밤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제13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12일 인천 원정을 앞두고 진행된 일이다.
최 감독은 12일 인천 SSG전부터 바로 팀 지휘봉을 맡았다. 경기 전에는 취임 인터뷰도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최 감독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운영을 하겠다”면서 팀 운영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수베로 감독이 잘 이어온 것은 승계하겠다”는 최 감독은 “앞으로는 투수들 동의를 얻고 시프트를 하려고 한다. 좌타 거포 경우 시프트를 했으면 한다고 선수들도 말한다. 이 외에는 투수들이 원하지 않더라. 이 부분은 수정을 할 것이다. 투수가 좋은 피칭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투수들이 불편하게 하면 투수를 위한 시프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SSG 원정 기가 한유섬, 최주환 등 좌타자 중 장타력이 있는 타자들이 나왔을 때만 극단 시프트를 하도록 했다. 이 부분은 여러번 언급됐다.
최 감독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다시 한번 “예전에는 투수들 동의 없이 적극적으로 극단 시프트가 이뤄졌다”며 “이제 투수들에게 의견 물어본다. ‘좌타 슬러거’라면 한다. 오른손 타자이거나 거포가 아니면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투수들 위한 시프트가 되어야 한다. 불안해한다”고 강조했다.
이 부분은 투수들이 공감하고 잘 받아들이고 있다. 베테랑 우완 이태양은 “최원호 감독님은 시프트를 ‘투수들이 원하는 상황에서 맞추겠다’고 하셨다. 투수들도 이제 납득이 되는 상황이다. 투수들 처지에서는 사실 예민한 부분이었다”고 했다.
지난 2021년 한화 지휘봉을 잡은 수베로 전 감독은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로 팀을 운영했다. 하지만 그 효과를 두고 찬반 의견이 분분했다. 수베로 야구에서 시프트는 투수들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했다.
결과론이지만 정상적인 수비를 했다면 평범한 땅볼 타구로 처리할 수 있는 게 시프트를 하면서 안타가 될 수도 있다. 상대 타자들은 이 점을 역으로 노리기도 한다.
사실 수베로 전 감독 체제에서 아쉬운 방식을 수정하는 것도 있지만, 최 감독이 보다 선수들과 소통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야구를 하려는 것도 있다. 투수들이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도록 마음을 편하게 해주려는 의도다.
일단 최 감독의 새로운 원칙에 투수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앞으로 남은 시즌에도 게속 공감대를 형성하며 나아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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