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는 지난 2019년 시즌 후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2위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투수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과 FA 재계약에 미온적이었다. 훌리오 유리아스(27)라는 젊고 공 빠른 좌완 투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류현진이 떠난 2020년부터 유리아스는 다저스의 풀타임 선발투수로 도약했다. 2020년 코로나19 단축 시즌 때 월드시리즈 6차전 2⅓이닝 세이브로 우승 순간을 장식한 유리아스는 2021년 20승으로 NL 다승 1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NL 평균자책점 1위(2.16)로 기세를 이어갔다.
어느덧 올 시즌을 끝으로 첫 FA 자격도 얻는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유리아스에 대해 ‘27세의 젊은 나이로 FA 시장에 나오는 보기 드문 특급 선발’이라며 ‘건강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억 달러 이상 계약을 체결하는 역대 7번째 투수가 될 것이다’고 FA 대박을 예고했다.
유리아스는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고객이기도 하다. 보라스는 유리아스에 대해 “젊을 때부터 나이 들어서도 빛난 현대판 화이티 포드”라며 벌써 세일즈에 나섰다.
지난 1950~1967년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한 좌완 투수 포드는 통산 498경기 1370이닝을 던지며 236승 평균자책점 2.75 탈삼진 1956개를 기록했다. 양키스 역대 최다승 투수로 사이영상 1회, 월드시리즈 MVP 1회, 올스타 10회, 평균자책점 1위 2회 경력을 자랑한다.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했고, 2020년 91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
21세 데뷔 첫 시즌부터 월드시리즈 승리투수가 된 포드는 32세에 사이영상과 월드시리즈 MVP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36세까지 리그 정상급 선발로 활약했고, 38세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보라스는 포드처럼 유리아스가 롱런할 투수라고 홍보했다.
포드는 월드시리즈 역대 통산 최다승(10승)을 거두며 6번이나 우승했는데 유리아스도 그처럼 큰 경기에 강한 이미지가 있다. 지난 2020년 포스트시즌 6경기(2선발) 4승1세이브 평균자책점 1.17로 활약하며 다저스를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빅게임 피처로 우승을 꿈꾸는 팀들에게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디애슬레틱은 유리아스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2019년 95.1마일(153km)에서 올해 93마일(149.7km)로 4년째 지속적으로 하락 중인 점을 불안 요소로 꼽았다. 하지만 올 시즌 볼넷 허용률(4.9%)이 가장 낮은 시즌으로 커맨드가 좋고, 슬러브·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커터까지 추가해 구종 다양화를 이룬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저스는 유리아스와 연장 계약 소식이 없다. 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영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만약 그를 놓치면 유리아스 재계약에 나설 것이라는 게 디애슬레틱 예상이다. 나아가 선발진 보강이 필요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멕시코계 미국인 구단주 아르테 모레노 구단주가 있는 LA 에인절스, 억만장자 스티븐 코헨 구단주의 뉴욕 메츠 등이 유리아스에게 관심을 가질 것으로 봤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