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첫 승 하고도 “죄송하다”던 40억 잠수함, 드디어 당당한 선발승…110구 투혼의 QS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5.13 20: 19

드디어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선발승을 거뒀다. 
올 시즌을 앞두고 3+1년 40억 원의 FA 계약을 맺고 고향팀 롯데 유니폼을 입은 한현희(30)는 지난달 13일 사직 LG전에서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5볼넷 3탈삼진 5실점의 성적을 거뒀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롯데 이적 후 첫 승을 거뒀다. 
새로운 소속팀에서 첫 승, 그것도 고향 유니폼을 입고 첫 승을 거뒀기에 소감을 들어보려고 했지만 한현희는 구단 관계자를 통해서 “부끄럽다”라며 멋쩍어 했다. 당시 그는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볼넷 출루가 많아지면서 힘든 경기를 했다.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 잘 준비해서 다음 등판 때는 멋진 모습 보여드리겠다”라며 첫 승의 기쁨보다는 부진한 투구 내용을  자책했다. 부끄럽지 않은 성적으로 당당하게 승리를 거두고 싶다는 의지가 느껴졌다.

롯데 한현희 /OSEN DB

이후 지난달 26일 한화전 2⅓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한현희 스스로 납득할 만한, 당당하게 내세울만한 승리는 아직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한현희는 그 다짐을 실천하는데 한 달여의 시간이 걸렸다. 
이적 첫 승 이후 한 달의 시간이 지난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한현희는 110개의 공을 던지면서 투혼의 역투를 펼쳤다. 
한현희는 1회부터 매 이닝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실점으로 연결시키지 않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1회 선두타자 조용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알포드의 2루수 직선타 때 더블아웃을 잡아내며 1회를 끝냈다. 2회에도 선두타자 문상철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준태를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해 2회를 끝냈다. 
3회에는 선두타자 홍현빈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으면서 무사 2루에서 이닝을 시작했다. 하지만 박경수를 중견수 뜬공, 강민성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2사 3루에서 만난 조용호와는 10구 접전 승부를 펼치면서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극복했다. 
4회에는 한현희의 의도와는 달리 위기가 만들어졌다. 선두타자 강백호를 삼진 처리했지만 낫아웃 폭투로 출루시켰다. 알포드에게도 중전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가 됐다. 하지만 기습적인 1루 견제로 알포드를 잡아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문상철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1사 1,2루에서 김준태를 좌익수 뜬공, 김상수를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5회에도 선두타자 홍현빈에게 볼넷을 내줬다. 박경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강민성에게 다시 볼넷을 내줬다. 1사 1,2루 위기. 하지만 조용호를 삼진, 강백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승리투수 요건을 채웠다. 
이미 5회까지 95개의 공을 던진 상황. 6회에는 투수가 교체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한현희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오는 의지를 보여줬다. 앞선 2경기 모두 연장 접전을 펼쳤고 선발도 5이닝만 소화하고 내려갔던 상황.
한현희는 선발 투수의 책임감으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고 알포드를 중견수 뜬공 처리한 뒤 문상철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강현우와 김상수를 연속 삼진으로 솎아내며 투혼으로 이날 등판을 마무리 지었다. 
타선은 일찌감치 한현희에게 5점을 지원했고 7회부터 김도규 신정락 박영완이 3이닝을 책임지며 한현희의 승리를 지켰다. /jhra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