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레인저스를 지구 1위로 이끌고 있는 한국계 2세 투수 데인 더닝(29)이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참가를 희망했다.
더닝은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왼팔 이두에 한글로 ‘같은 피’라는 문신을 새긴 사연을 밝혔다. 더닝의 삼남매가 모두 같은 문신을 하고 있다.
더닝은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과 한국인 어머지 정미수 씨 사이에 태어난 한국계 2세로 삼남매 중 막내. 더닝은 “나는 이 문신이 정말 좋다.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지냈는데 문신을 볼 때마다 가족을 생각한다. 항상 나와 같이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15일은 미국에서 어머니의 날이고, 다음달에는 아버지의 날도 있다.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 더닝은 “우리 부모님은 항상 우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나도 내 아이에게 그렇게 하고 싶다. 아이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최고의 삶을 살 수 있게 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더닝도 대학 시절 만난 연인과 결혼해 첫 아이 탄생을 기다리고 있다.
더닝을 키우기 위해 그의 부모도 정말 많은 고생을 했다. 주한미군이었던 아버지 존은 부산 출신의 정미수 씨를 19살 때 만나 3년 뒤 미국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존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사우디아라비아에 파병을 간 사이 어머지 정 씨가 미국에서 아시아 여성에 대한 차별을 이겨내며 삼남매를 묵묵히 키웠다. 안경 하나를 15년간 쓸 정도로 검소하게 생활했다.
더닝은 “어머니는 사심 없이 열심히 일했다. 우리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해줬다.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했고, 어머니 덕분에 어린 시절을 잘 보낼 수 있었다. 아시아 여성으로서 힘들었을 텐데 항상 미소를 지었다”고 어머니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아직 한국 땅을 밟은 적이 없는 더닝이지만 존경하는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에 대한 애정도 있다. 당초 지난 3월 열린 WBC 한국 대표팀 발탁이 유력했다. KBO의 연락도 받았지만 9월말 고관절 수술을 받고 오프시즌에 재활을 하는 바람에 불참했다. 다음 WBC가 열리는 2026년을 바라보는 더닝은 “한국 대표팀에 참가하는 것이 어머니뿐만 아니라 내게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올해 성적이라면 모셔와야 할선수다. 올 시즌 10경기(2선발)에서 31⅓이닝을 던지며 3승2홀드 평균자책점 1.72 WHIP 0.86으로 호투, 텍사스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23승15패) 등극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년간 텍사스에서 풀타임 선발로 로테이션을 돌았던 더닝은 올해는 구원으로 시작했다. 롱릴리프로 선발들의 부상이나 조기 강판 때 긴 이닝을 던지며 마운드를 뒷받침했다.
팔꿈치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제이콥 디그롬의 대체 선발로 들어와 5월 2경기에서 11이닝 2실점 호투 중이다. 지난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6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선발승을 거뒀다. 브루스 보치 텍사스 감독은 “불펜이든 선발이든 더닝은 변함없이 모든 공을 사용한다. 로케이션과 디셉션이 효과적이다. 그렉 매덕스가 그런 식으로 정말 잘했다. 그게 투구의 핵심이고, 더닝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