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투수 임찬규는 2020년 개인 통산 두 번째 10승 고지를 밟은 뒤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21년 1승 8패에 이어 지난해 6승 11패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 반등에 성공했다. 12일 현재 8경기에 등판해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2.28로 순항 중이다. 지난 11일 잠실 키움전에서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2승 사냥에 성공했다.
염경엽 감독은 1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생각과 피칭 디자인만 바꿨는데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고 임찬규의 반등 요인을 설명했다.
그는 "임찬규는 파워 피처가 아닌데 계속 스피드만 신경을 쓰더라. 임찬규에게 '몸쪽 직구와 커브 그리고 체인지업만 던져도 상대 타자를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조언했다"고 밝혔다.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고 강점의 극대화를 꾀한 게 주효한 셈.
변화를 꾀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염경엽 감독은 "가장 중요한 건 실패를 경험해봐야 한다. 성공하면 어떤 이야기를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완전히 망가졌기 때문에 말이 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찬규의 성공적인 변화는 그의 가치를 더욱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 염경엽 감독은 "막혔던 임찬규의 야구가 다시 시작됐다. 앞으로 5~6년간 확 트이게 됐다"고 반겼다.
염경엽 감독은 135승 레전드 출신 윤성환(전 삼성)을 예로 들며 "윤성환이 빠른 공을 던져 성공했는가. 자신이 가진 걸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내게 맞는 야구를 하는 게 가장 빨리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선수의 방향성을 잡아주는 건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이민호 대신 선발 중책을 맡았던 임찬규. 염경엽 감독은 이민호가 복귀하더라도 임찬규를 선발 요원으로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민호가 들어와도 임찬규는 4선발이다. 이민호와 김윤식은 휴식이 필요한 선수니까 상황에 따라 이지강 또는 강효종을 대체 선발로 활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물론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내달 상무에서 전역하는 이상영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임찬규에게 롱릴리프를 맡길 계획.
염경엽 감독은 "이상영의 상태가 굉장히 좋다면 임찬규가 롱릴리프로 갈 수 있다. 3,4,5선발이 나왔을 때 타이트한 상황이 벌어지면 임찬규가 5회 또는 6회 들어가면 불펜에 여유가 생긴다. 그만큼 임찬규가 승수를 추가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 팀 공격력이 뛰어나고 7회 이후 등판하는 투수들이 약한 것도 아니다"고 했다.
또 "임찬규가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게 되는데 선발과 중간 다 된다면 선수의 가치가 훨씬 더 높아진다. 한 번의 기회인데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코칭스태프의 역할"이라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