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차기 주전 키스톤콤비를 노리는 이유찬(25)이 “김재호 선배처럼 안정적인 수비를 하겠다”라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유찬은 지난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 활약으로 팀의 6-1 승리를 견인했다.
1-0으로 앞선 2회 삼진으로 물러난 이유찬은 2-0으로 리드한 4회 1사 후 KIA 선발 이의리를 만나 무려 9구 끝 중전안타를 신고했다. 3-0으로 앞선 6회 2사 후에는 1루수 땅볼에 그쳤지만 3-1로 근소하게 앞선 8회 2사 만루서 김기훈 상대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1B-1S에서 3구째 143km 높은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장타로 연결. 2020년 이후 3년 만에 통산 2호 3루타를 친 순간이었다.
이유찬은 경기 후 “타격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코치님들이 도움을 정말 많이 주셨다. 연습, 훈련을 많이 했고, 옆에서 ‘잘할 수 있다. 걱정하지 마라. 자신을 믿으라’라고 해주셨는데 그 때문에 타석에서 자신감이 많이 생긴 것 같다”라며 "자신감 하나가 정말 크다. 그 전에는 나 자신을 의심했는데 이렇게 결과가 좋게 나와서 앞으로 자신감이 붙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유찬은 이날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실력을 뽐내며 승리에 기여했다. 유격수 자원인 그는 강승호를 대신해 2루수를 맡아 5회 1사 후 한승택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한 뒤 1루에 던져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9회 선두 최형우의 역시 안타성 타구를 이른바 ‘2익수’ 자리에서 잡은 뒤 1루 베이스 커버에 나선 투수 홍건희를 향해 논스톱 송구하며 1아웃에 기여했다.
이유찬은 “수비의 경우 자신감이 없지 않았는데 최근 안 좋은 모습이 많이 나와서 위축될 수 있었다. 그래서 조성환 코치님과 대화를 많이 하고 훈련도 많이 했다. 수비 또한 야구장에서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자신감이 붙지 않을까 싶다. 그래도 다른 사람들보다 수비 범위가 넓은 건 내 장점이다”라고 흡족해했다.
이유찬은 북일고를 나와 2017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2차 5라운드 50순위 지명을 받았다. 이후 2019년 병휘에서 유찬으로 이름을 바꿨고, 그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돼 우승을 맛보며 생애 첫 우승반지를 거머쥐었다.
2021년 상무 입대를 통해 병역 의무를 이행한 이유찬은 지난해 군에서 돌아와 올해 김재호의 뒤를 이을 두산 차기 유격수 자원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면서 호주 스프링캠프서 조성환 수비코치와 맹훈련하며 수비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물론 이번 시즌 28경기를 치른 가운데 5개의 실책을 범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수비력이 나아지고 있다.
이유찬은 “어느 포지션이 편하다고 말씀드릴 순 없다. 난 어디를 나가든 다 해내야하는 선수다. 내 자리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그냥 어느 포지션이든 다 잘해내고 싶다”라고 말했다.
포스트 김재호라는 별명은 과분하다. 대신 그에 걸맞은 내야수가 되는 게 목표다. 이유찬은 “(김)재호 선배님의 뒤를 이어야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기쁘기도 하다. 그 명성에 먹칠하기 싫다”라며 “재호 선배님만큼은 아니더라도 재호 선배님처럼 안정적인 수비를 많이 보여주고 싶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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