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후유증은 전혀 없다. KT 위즈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가 4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던지며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QS+)를 기록했다.
고영표는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8이닝 동안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최다 이닝, 그러나 승운은 없었다. 1-1 동점에서 9회 승패없이 물러났다. 고영표의 호투는 6연패 탈출을 위한 발판이 됐다. 연장 10회 문상철의 끝내기 홈런으로 2-1로 승리했다.
고영표는 이날 96구를 던지며 투심(48개)과 주무기 체인지업(39개) 위주로 던졌다. 슬라이더 6개, 커브 3개.
1회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시작했다. 2회 수비 실수로 실점을 허용했다. 1사 후 전준우의 뜬공 타구를 중견수가 타구 판단을 잘못했다. 뒤로 몇 걸음 이동했다가 다시 앞으로 달려나오며 다이빙캐치를 시도했으나 잡지 못했다. 기록은 2루타.
1사 2루에서 한동희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이어 윤동희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서동욱을 3루수 땅볼 병살타로 실점 위기를 넘겼다.
3회는 땅볼 3개로 삼자범퇴. 4회는 뜬공 3개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5회 1사 후 윤동희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으나 후속 타자를 연거푸 2루수 땅볼로 아웃을 잡으며 실점없이 막아냈다. 5회까지 투구 수는 64구에 불과했다.
6회 대타 김민석과 고승민을 연이어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렉스에게 우중간 펜스를 맞는 큰 타구를 허용했다. 중견수는 펜스 앞에서 점프했다가 넘어졌고, 타구는 펜스 상단에 맞고 튕겨 나왔다. 우익수가 백업을 가서 잡았는데, 렉스는 2루와 3루를 거쳐 홈까지 달렸다. 무리였다. 우익수-2루수-포수로 이어진 송구에 태그 아웃됐다.
7회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공 10개로 안치홍-전준우-한동희를 각각 우익수 뜬공, 유격수 땅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8회 윤동희를 3루수 땅볼, 유강남을 우익수 뜬공, 박승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고영표는 최근 4경기 연속 QS+ 호투를 펼치고 있다. 4월 18일 SSG전 7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4월 23일 7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으나 승패는 없었다. 4월 29일 삼성전에서는 7이닝 2실점으로 노디시전. 이날은 8이닝까지 1실점으로 막았으나 또 노디시전이었다.
최근 4경기(1승)에서 29이닝 6실점, 평균자책점 1.86이다. 시즌 성적은 7경기(선발 6경기)에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 중이다. 선발 6경기에서 QS+가 5차례다. 리그에서 가장 많다. 안우진이 8경기에서 4회다.
KT 타선이 초반 박병호, 황재균, 배정대, 김민혁 등 줄줄이 부상자가 속출해 타선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결과다. 승수는 적지만 고영표는 WBC 후유증과는 전혀 관계없다는 듯이 위력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WBC에 출전했던 투수들 일부는 부상, 부진으로 후유증을 겪고 있다. KT 소형준은 팔꿈치 인대가 끊어져 토미 존 서저리를 받아야 한다. 두산 곽빈은 최근 허리 통증으로 자진 강판했고, 허리 염좌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LG 고우석은 WBC 대회 직전 평가전에서 어깨 부상을 당했고, 복귀 후 2주 만에 허리 부상으로 다시 이탈했다. 롯데 박세웅, LG 정우영 등은 부진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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