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한화 감독은 복받은 사람이다.”
한화는 오랜 기간 암흑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바닥을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무척 높은 팀이다. 씨알 굵은 유망주들을 모았고, 인내의 열매를 수확하는 시기가 머지않았다. 긴 터널의 끝이 보이는 한화는 야구인들 사이에서 금싸라기 땅에 비유되곤 했다.
“다음 한화 감독은 복받은 사람이다”는 말이 나왔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이하면서 차기 한화 감독에 대한 하마평도 끊이지 않았다. 4월 개막 한 달 만에 한화가 꼴찌로 추락하면서 야인들을 중심으로 차기 한화 감독을 둘러싼 소문이 무성했다.
예상보다 일찍 수베로 감독의 레임덕이 찾아왔고, 한화도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었다. 올해는 어떻게든 성적을 내야 할 시즌인데 구단 안팎에서 이런저런 루머가 나오면 팀이 하나가 되기 어려웠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잠재우기 위해선 빠른 결단이 필요했다.
한화는 지난 11일 대전 삼성전을 마친 뒤 수베로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면서 최원호 퓨처스 감독을 1군 감독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11월 퓨처스 감독으론 이례적으로 3년 재계약을 맺었던 최 감독의 1군 정식 감독은 예견된 일인데 그 시기가 조금 더 빠르게 이뤄졌다.
한화는 지난달 시작된 6연패 기간 수베로 감독 거취를 놓고 심도 있게 논의했고, 교체를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다만 그 다음이 누구냐가 문제였다. 내부, 외부로 다양하게 후보군을 살피고 검토했지만 최 감독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난 2020년부터 4년간 한화 퓨처스 감독으로 육성 시스템을 구축했고, 2020년 감독대행으로 1군 지휘 경험도 있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최원호 감독님은 지난해부터 우리가 우선적으로 생각한 감독 후보였다. 대행 체제는 고려하지 않았다. 만약 (내부의) 다른 분이라면 대행 체제도 생각했겠지만 최 감독님은 (2020년) 대행으로 100경기 이상 했다. 우리 팀과 선수들을 워낙 잘 알고 있어 대행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식 감독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감독대행은 정식 감독이 아니다. 불완전한 체제로는 리더십에 힘이 완전히 싣기 어렵다. 아직 시즌이 113경기나 남아있고, 확실한 반등을 위해선 최 감독에게 정식 감독으로 힘을 실어줘야 했다. 한화는 2025년까지 계약 기간 3년에 총액 14억원(계약금 2억원, 연봉 3억원, 옵션 3억원)으로 최 감독에게 초보 감독치곤 특급 대우를 했다. 차기 한화 감독 루머도 사라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