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기세가 좀처럼 타오르지 않고 있다. 지난 겨울 1조 원 가까이 쓰고도 샌디에이고는 리그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대표 ‘덕장’이라고 불리는 밥 멜빈 감독도 현재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고 뿔이 났다.
샌디에이고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5로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 다르빗슈 유가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의 역투를 펼쳤지만 불펜이 난조를 보였고 타선이 득점권에서 7타수 1안타로 침묵하며 역전패와 마주했다. 2연패로 시즌 19승19패에 머물렀다.
‘타도 다저스’를 외치는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성적(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보다 더 높은 곳으로 향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졌다. 지난 겨울 프리에이전트 시장에서 주전 유격수를 맡게 될 잰더 보가츠(11년 2억8000만 달러)를 영입했다. 베테랑 선발인 다르빗슈와 6년 1억8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클럽하우스 리더 매니 마차도와 11년 3억5000만 달러의 연장 계약까지 맺었다. 3명을 눌러 앉히는데 7억3800만 달러, 9867억 원을 쏟아 부었다. 한화로 1조 원에 가까운 거액을 투자한 상황. 그에 걸맞는 성적을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들 외에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징계에서 돌아왔고 또 다른 대형 계약 후보인 후안 소토까지 여전히 함께하고 있다. 김하성, 제이크 크로넨워스 등 초호화급 타선에 야수진을 자랑하지만 현재 성적은 신통치 않다. 지난 겨울 1조 원 가까이를 쏟아 붓고도 5할 승률에 턱걸이 하고 있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순위에서 LA 다저스(23승15패), 심지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20승17패)에 뒤져 있다.
이제는 샌디에이고 선수단도 심각성을 느끼는 듯 하다. 이날 밥 멜빈 감독은 8회 볼판정에 강력하게 항의를 하다가 퇴장을 당했다. 퇴장까지 불사하며 선수단에게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었다. MLB.com에 의하면 실제로도 이날 경기 후 샌디에이고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았다고. 클럽하우스에서 멜빈 감독은 선수단을 강하게 질타했다.
매체는 ‘지난 겨울 샌디에이고가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을 때 멜빈 감독이 화를 내자 그들의 시즌 분위기는 급격하게 바뀌었다’라면서 ‘기대감이 고조된 시즌에서 멜빈 감독의 팀이 다시 한 번 저조한 성적을 거두자 다시 한 번 격하게 화를 냈다. 20년 감독 생활을 하면서 멜빈 감독이 선수단을 고조시키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미네소타전에서 3-5로 패한 뒤 선수단에게 연설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멜빈 감독은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잘해야 한다. 우리는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이고 앞으로 그럴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이제는 이것에 대해서 얘기를 그만해야 한다. 우리 자신에게 또 다른 실망감을 주는 경기를 펼쳤다. 저조한 성적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우리는 조금 더 열심히 싸워야 하고 더 많은 것을 기대하게끔 해야 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됐다. 빨리 이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선수들 역시 멜빈 감독의 일침에 수긍하고 반응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오늘 멜빈 감독이 말한 것에 100% 공감한다. 우리는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우리에게 달려있다”라면서 “우리는 위기다. 다음 상대가 누구든지 더 나은 경기를 펼쳐야 한다. 일단 우리는 지금 디비전시리즈 경기처럼 다저스와 경기를 해야 한다. 우리는 한 단계 더 올라서야 한다”라며 선수단이 더더욱 분발해야 한다고 책임을 통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