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 임찬규(31)가 임시 선발로 연일 호투를 거듭하고 있다. 이대로 선발로 계속 던지는 것이 나을 정도다.
임찬규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불펜진도 무실점을 이어가 1-0으로 승리, 임찬규는 시즌 2승째를 기록했다.
1회 삼자범퇴, 2회는 볼넷 1개를 내줬다. 3회 2사 후 안타와 볼넷으로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혜성을 뜬공으로 처리했다. 4회 무사 1루에서 병살타로 주자를 없앴고, 5회 1사 1루도 실점없이 막았다. 6회는 삼자범퇴. 이날은 직구(31개) 외에 주무기 체인지업(18개) 보다 커브(24개)를 많이 구사했다.
지난해까지 수 년간 선발로 뛴 임찬규는 올 시즌 보직이 롱릴리프로 바뀌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에게 토종 선발진의 바로 뒤를 책임질 롱릴리프 역할을 맡겼다. 김윤식, 이민호, 강효종 등 젊은 투수들로 선발진을 꾸리고 경험이 풍부한 임찬규는 롱릴리프로 활용하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4월초 이민호가 오른 팔꿈치 굴곡근 부상으로 이탈했다. 선발 경험이 있는 임찬규가 이민호의 부상 공백기 동안 선발 임무를 맡기로 했다.
임찬규는 키움전까지 선발 투수로 등판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92다. 19⅔이닝을 던지며 3실점(2자책)이다. 4월 16일 두산전 3⅓이닝 1실점, 4월 22일 한화전 5이닝 무실점(승리), 4월 28일 KIA전 5⅓이닝 2실점(1자책), 그리고 11일 키움전 6이닝 무실점(승리)이다.
임찬규는 첫 승을 거뒀을 때 “캠프에서 감독님이랑 얘기하면서 직구 스피드를 떠나 주무기 체인지업과 제구에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공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중점을 뒀던 직구 구속, 슬라이더로 구종의 다양화를 버리고 게임 플랜을 새롭게 한 것.
지난해 실패를 경험으로 마음 가짐도 바꿨다. 임찬규는 “작년이랑 다르게 퀄리티스타트를 몇 개 하고, 몇 승을 해서 어떻게 하겠다 보다는 선발로 나가면 바꿀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5이닝을 안 던져도 불펜에 좋은 상황으로 넘겨주자라고 생각한다. 또 불펜으로 가게 되면 중간 역할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FA 재수가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임찬규는 지난해 23경기 6승 11패 평균자책점 5.04로 부진, 시즌 후 FA 자격을 취득했으나 신청하지 않았다. 올해 더 좋은 성적으로 재도전한다.
지금은 임시 선발로 던지고 있지만, 이민호가 복귀하면 롱릴리프로 돌아간다. 개인 성적에서 빛을 내기는 불리할 수 있다. 임찬규는 “오히려 가치가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발도 되고 불펜도 되고. 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찬규의 올 시즌 성적은 8경기에서 2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2.28이다. 수 년간 선발을 하다가 루틴이 다른 불펜 보직을 잘 받아들였다. 임찬규가 롱릴리프에서 좋은 역할을 했기에, 염 감독은 부상자가 복귀하면 임찬규를 불펜으로 돌릴 계획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