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오는 공 없다” 포수도 ‘쩔쩔’…13억 외인의 마구, KBO리그 평정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5.12 12: 00

사인을 낸 포수마저 공이 똑바로 오지 않아 애를 먹는데 하물며 타자는 타석에서 그야말로 대혼란에 빠진다. NC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30)가 마구를 던지며 KBO리그를 평정해 나가고 있다. 
'100만 달러(약 13억 원) 사나이' 페디는 KBO리그 첫해를 맞아 7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1.02의 압도적 투구를 펼치고 있다. 평균자책점 1위, 다승 공동 선두, 이닝 공동 2위(44이닝), 탈삼진 2위(56개), WHIP 3위(0.95), 퀄리티스타트 공동 3위(5회), 피안타율 5위(.195) 등 각종 지표 상위권은 당연히 그의 차지다. NC 강인권 감독을 비롯해 KBO리그 10개 구단 사령탑들은 2023시즌 최고의 외국인투수로 하나 같이 페디를 꼽는다.
사령탑이 분석한 페디의 가장 큰 장점은 자기 공에 대한 확신. 강 감독은 “그 동안 본 외국인선수 중에는 니퍼트가 최고였다. 페디는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니퍼트와 견줘볼 수 있는데 마운드에서의 모습은 그가 최고다”라며 “긍정적으로 타자를 상대하고, 자신감이 있다. 본인이 갖고 있는 것들에 대해 확신도 느껴진다. 타자를 상대할 때 과감하게 들어간다. 상대가 조금 당황스럽지 않을까 싶다”라고 장점을 나열했다.

NC 에릭 페디 / OSEN DB

여기에 변화무쌍한 구위까지 장착하고 있으니 타자 입장에서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구위와 멘탈 모두 메이저리그 수준이다. 포수 박세혁은 “페디는 일단 제대로 오는 공이 없다. 타자 입장에서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 같다. 내가 친다고 생각해도 조금 힘들 듯하다”라며 “공이 일정하게 안 오면 빗겨 맞는 게 많다. 결정구 스위퍼도 정말 장점이다. 변화구 로케이션도 좋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던 선수답다. 내 마음 속 KBO 4월 MVP는 페디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NC 에릭 페디 / OSEN DB
페디는 201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지명됐다. 2017년 빅리그에 데뷔해 메이저리그 통산 102경기(선발 88경기) 454⅓이닝 21승 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고, 2019년 워싱턴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5선발로 활약했다. 페디는 지난해에도 메이저리그 5선발로 활약했다.
그러나 페디의 활약을 낙관하기에 조금 시기가 이르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NC는 144경기 장기 레이스에서 이제 31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강 감독은 “우리가 이제 한 바퀴를 다 돌았으니 페디가 상대팀을 두 번째로 만날 때, 또 여름에 체력이 떨어질 때 모습이 어떨지 봐야한다. 물론 지금은 당연히 페이스를 유지할 거라는 믿음이 있다. 또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라고 바라봤다.
강 감독은 이어 “페디는 포심보다 투심을 활용하는 투수다. 거기에 커터, 스위퍼를 던진다. 깨끗하게 오는 공은 하나도 없다”라며 “다만 투심이 지금 거의 바깥쪽으로 형성되는데 경기를 치를수록 이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9일 KT 앤서니 알포드에게 맞은 홈런을 보면 타구가 그쪽으로 가기 어려운 공이었다. 투구 패턴에 대한 고민을 한 번 해볼 법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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