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정우영(24)은 살아날 수 있을까.
정우영은 지난 시즌 67경기(58이닝) 2승 3패 35홀드 평균자책점 2.64을 기록하며 리그 홀드 1위에 올랐다. 지난 3월 개최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되며 명실상부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 중 한 명으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정우영은 WBC에서 시속 150km 중후반대를 넘나들던 구속이 150km도 넘지 못하면서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기존의 구속을 회복하지 못한 정우영은 제구까지 흔들리며 15경기(12이닝) 4패 6홀드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하는데 그치고 있다.
정우영은 지난 10일 키움전에서도 ⅓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11일 경기 전 훈련을 하면서 정우영과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인터뷰에서 “박찬혁을 볼넷으로 내보낸 것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그 타이밍에 승부를 했어야했는데 아쉽다. 승부해야 할 타자와는 승부를 하고, 피해야할 타자와는 피하는 것을 명확히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 때 1점을 주더라도 승부를 했어야 했는데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볼넷을 내주면서 사고가 났다”라고 정우영과의 대화 내용을 밝혔다.
염경엽 감독은 “팀이 안정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7·8·9회가 안정적으로 가야한다. 4월부터 안좋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데 결국 정우영과 이정용이 살아나야 우리 생각대로 뎁스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팀 선배 임찬규 역시 “(이)정용이, (정)우영이가 힘들어하고 있다. 빨리 돌아오라는 말도 조심스럽다. 차근차근 자기 컨디션을 찾아서 잘했으면 좋겠다. 팀이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데 모두 빨리 회복해서 좋은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정우영과 이정용을 응원했다.
정우영을 계속 필승조로 기용하는지 묻는 질문에 “피한다고 해결될 것이 없다”라고 답한 염경엽 감독은 “결국 써야 할 선수다. 정우영이 우리 팀에 중심이 되어야 정상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박명근, 유영찬으로 정우영, 이정용의 지리를 대체하면 결국 달라지는 것이 없다. 팀이 강해지고 뎁스를 두텁게 하기 위해서는 정우영과 이정용이 잘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우영의 부진에 대해 염경엽 감독은 제구력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정우영이 첫 번째로 안되는 것이 제구력이다. 투심은 낮은 코스로 들어가야 효과가 있다. 정우영은 스트라이크 존이 낮게 형성될 때 가장 좋은 투수다. 그래야 투심의 무브먼트도 커지고 효과적이다”라는 설명이다.
과거 삼성, 넥센(현 키움)에서 뛰었던 브랜든 나이트를 예로 든 염경엽 감독은 “투심 투수들이 맞는 이유는 하나라고 보면 된다. 투심이 높게 들어가면 타자들에게 무조건 맞는다. 나이트도 나와 함께 할 때 16승까지 했는데 그 때는 스트라이크 존이 낮게 구석구석 형성이 잘 됐다. 하지만 투심이 높게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결국 팀을 떠났다”라고 이야기했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은 결국 밸런스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제구가 안되고 투심이 높게 들어가는 것이다”라며 정우영의 제구력이 흔들리는 원인으로 투구 밸런스를 지적했다. 이어서 슬라이드 스텝이 원인이 아닌지 묻는 질문에는 “슬라이드 스텝은 언젠가는 당연히 고쳐야하는 부분이다. 올해 1년 잘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10년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10년을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바꾸는 것이 좋다. 본인도 메이저리그 욕심이 있지 않나. 아직까지는 정우영의 야구가 완성됐다기 보다는 투수로서의 기본을 채워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극심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정우영이 남은 시즌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팬들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