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판정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이해한다. 하지만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있는 선수들은 그런 판정에 아쉬운 것이다.”
지난 10일 사직 두산-롯데전에서 심판 판정과 관련해서 논란이 불거졌다. 롯데가 3-0으로 앞서고 있던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전준우가 루킹 삼진을 당했다. 두산 김명신의 몸쪽 꽉찬 공을 지켜봤다. 무릎 쪽으로 들어오는 공에 전준우는 반응할 수 없었고 이를 멍하니 지켜보고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문제는 이후였다. 전준우가 다시 공의 위치를 확인한 뒤 덕아웃에서 다소간의 불만을 표현했다. 이때 주심을 맡았던 이영재 주심이 롯데 덕아웃으로 다가왔다. 신경전을 넘어서 마치 선수와 싸우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 롯데 덕아웃으로 돌진했다. 배영수 투수코치, 래리 서튼 감독, 박흥식 수석코치 모두 이영재 심판을 말렸고 이에 전준우도 억울한 듯 “물어본 거잖아요”라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퇴장 등 별다른 조치 없이 상황은 넘어갔지만 심판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이영재 심판의 자세에 비난 여론이 일었다.
11일 사직 두산전을 앞두고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전준우는 취재진 앞에서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그는 “타석에서는 아무 말도 안하고 도망치듯 들어갔다. 그런데 클럽하우스 들어와서 확인해보는데 너무 많이 빠진 공이긴 하더라. 무릎 쪽에 맞을 뻔 했다. 나도 조금 화가 나서 물어보려고 했다”라면서 “그런데 심판이 계속 다가오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심판진의 반응에 아쉬움을 재차 표현했다. 전준우는 “나도 순간적으로 화가 나서 얘기를 하긴 했다. 하지만 요즘 심판 들과 선수들은 잘 지낸다. 말도 잘 해주신다. 볼판정의 경우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실수 할 수 있다. 볼을 스트라이크라고 할 수 있고 스트라이크도 볼이라고 할 수 있다. 이해한다”라면서 “‘확인해본다’라는 한 마디만 해주면 선수들도 이해한다. 선수들은 그런 거 하나에 예민하다. 진짜 집중하고 있는데 그런 판정이 나오면 조금 아쉽다. 이런 일 때문에 열심히 잘 하고 있는 다른 분들도 비판을 받는다”라고면서 억울한 감정을 억누르면서 표현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전준우는 볼 판정에 대해 따지려고 했던 게 아니라 심판에게 질문을 하려고 했다. 그러나 경기장이 시끄럽고 다른 상황들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에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라면서 “분위기도 우리 쪽으로 넘어왔고 우리가 이기는 상황에서 그때 물어보기 보다는 경기가 끝나고 물어봤다면 소통도 원활하고 오해가 쌓이지 않았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팀 적으로 봤을 때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러나 나도 선수 출신으로서 야구를 하다보면 그런 감정적인 순간이 있다. 이런 감정적인 면이 야구에 영향을 미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