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정찬헌(33)이 시즌 첫 승리에 도전한다.
정찬헌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한다.
지난 겨울 FA를 선언한 정찬헌은 시범경기가 끝날 때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FA 미아가 될 위기에서 지난 3월 27일 키움과 2년 총액 8억6000만원에 재계약하며 가까스로 시즌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해 시즌 준비가 늦어진 정찬헌은 지난 5일이 돼서야 시즌 첫 등판에 나설 수 있었다. SSG를 만난 정찬헌은 패전투수가 되기는 했지만 6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홍원기 감독은 “앞으로 정찬헌이 5선발 역할을 잘 맡아주기를 바란다”라며 정찬헌에게 5선발 기회를 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찬헌은 “첫 단추를 잘 끼워보자는 생각이 강했다. 키움이 나에게 손을 내민 것이 좋은 선택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아직은 경쟁력이 있고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허투루 던진 공 하나 없었다. 열심히 집중해서 던졌다”라고 시즌 첫 등판 소감을 전했다.
이날 정찬헌은 투심 최고 구속이 시속 141km까지 나왔다. 겨울 동안 개인훈련으로 몸을 만든 점을 감안하면 준수한 구속이다. 정찬헌은 “지금 구속이 만족스럽지는 않다. 그렇지만 더 많은 경기를 나가고 시합에 맞는 몸상태가 되면 구속이 더 올라올 여지는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솔직히 구속 욕심은 어느 투수가 똑같다”라며 웃은 정찬헌은 “그렇지만 안나오는 구속을 억지로 끌어올린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1~2km 빨라진다고 성적이 좋아진다면 더 빠르게 던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렇지만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은 구속이 느린 투수들은 다 알고 있다. 좀 더 정확하게, 좀 더 지저분하게, 좀 더 확실하게 던지자는 마음으로 투구를 한다. 물론 3~4km가 빨라지면 좋겠지만 구속이 빨라진다고 해서 정확성이 사라지면 문제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느린 직구로도 살아남는 법을 알아가고 있는 정찬헌은 “남들은 공이 느리니까 다 변화구 타이밍에 맞춰서 치면 된다고 한다. 반대로 말하면 단순하게 생각해서 그냥 직구를 안던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 변화구다라고 생각하고 던지면 되는 것이다. 구속에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속이 전부는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첫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친 정찬헌은 “올해 목표는 딱히 없다. 팀이 원하는 방향에서 나도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싶다. 팀이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나도 그 방향 속에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