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부활에 일가견 있는 LA 다저스도 ‘토르(Thor)’ 노아 신더가드(31)를 못 살리고 있다. 거듭된 부진에 부상까지 겹쳐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신더가드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전에 선발등판했으나 1이닝 20구만 던지고 강판됐다. 오른손 검지에 물집이 터지며 피가 났는데 멈추지 않고 흘러내린 게 문제였다.
1회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에 몰린 신더가드는 뜬공과 병살타로 실점 없이 마쳤지만 2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다저스는 2회부터 급히 불펜을 가동했고, 9회까지 총 7명의 불펜투수를 투입해 6-2로 승리했다. 경기는 이겼지만 갑작스런 신더가드 강판으로 불펜 소모가 큰 경기였다.
‘MLB.com’에 따르면 신더가드는 몇 주 전 불펜 피칭 때 처음 물집이 생겼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워밍업을 할 때부터 물집이 터졌고, 액상형 피부 접착제 더마본드를 썼지만 피가 멈추지 않았고, 마를 시간도 부족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1회부터 피가 묻은 공이 많았다”며 “신더가드의 부상자 명단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더가드는 “통증은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손가락이 공의 솔기에 걸릴 때 문제가 있다. 불펜에서 몸을 풀고 경기 전 화장실에 가서 보니 손에 꽤 많은 피가 흘렀다. 피 때문에 그립을 잡는 데 문제가 있었다”며 “부상자 명단까지 갈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신더가드는 지난해 12월 다저스와 1년 13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옵션도 달았다. 130이닝, 150이닝, 170이닝씩 던질 때마다 50만 달러 인센티브가 붙는다. 최대 15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0억원으로 신더가드로선 최대한 많이 던져야 한다. 부상자 명단에 가면 이닝 옵션 달성이 어려워진다.
지난 2015년 뉴욕 메츠에서 데뷔한 신더가드는 전성기 100마일 강속구를 뿌린 파이어볼러. 긴 머리의 금발을 휘날리며 불같은 강속구를 뿌려 북유럽 신화 속 ‘토르(천둥의 신)’라는 멋진 별명도 붙었다. 메츠의 핵심 선발로 성장하며 2016년 올스타에 선정된 신더가드는 그러나 2020년 3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은 뒤 내리막길을 걸었다.
수술 후 강속구가 사라지면서 평범한 투수가 됐다. 메츠를 떠나 지난해 LA 에인절스와 1년 2100만 달러에 FA 계약한 신더가드는 시즌 중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트레이드되며 25경기(134⅔이닝) 10승10패 평균자책점 3.94로 평범한 성적을 냈다. 시즌 후 다시 FA가 됐고, 다저스와 1년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계약 후 신더가드는 “다저스가 만지면 모든 것들이 금으로 바뀐다. 믿기 어려울 만큼 훌륭한 팀이다. 나도 이곳에서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고 싶다”며 부활을 기대했지만 현재까지는 실망스럽다. 7경기(32⅓이닝) 1승3패 평균자책점 6.12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 포심 패스트볼 구속이 평균 92.4마일(148.7km)로 지난해 94.1마일(151.4km)보다 2.5km가량 떨어졌다. 올스타에 선정됐던 2016년 98.7마일(158.8km)과 비교하면 무려 10km 저하됐다. 다저스에 와서 커터, 체인지업을 구사 비율을 높이며 피칭 디자인을 새로 했지만 반등 기미가 안 보인다. /waw@osen.co.kr